임대생에서 '코리안 가이'까지...황희찬, 2년 만에 울버햄튼 이달의 선수 선정
[포포투=김아인]
황희찬이 2년 만에 울버햄튼 10월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
울버햄튼은 14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황희찬은 10월 세 번의 전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로 공헌했다. 사사 칼라이지치와 페드로 네투에 이어 울버햄튼의 세 번째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 황희찬은 네투를 제치고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고, 크레이그 도슨은 3위를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황희찬은 45%의 투표율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시즌 황희찬의 컨디션은 쾌조를 달리고 있다. 12경기에서 6골 2도움을 기록했다. 개막 직후 황희찬은 주로 교체로 투입됐다. 1차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특유의 돌파력으로 좋은 인상을 남기며 시즌을 시작했다.
이후 2차전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전에서 시즌 첫 골을 신고했다. 에버턴전 직후 부상 소식이 알려졌지만, 크리스탈 팰리스를 만난 4차전에 출전해 자신의 두 번째 골을 신고했다.
득점력에 제대로 물이 오르기 시작했다. 황희찬은 5라운드 리버풀을 상대로도 7분 만에 선제골을 기록했다. 루턴 타운전에서는 침묵했지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에서도 전반 4분 만에 시즌 4호 골을 넣으며 부진했던 울버햄튼의 해결사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맨체스터 시티전을 앞두고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견제를 받기도 했다. 경기를 앞두고 사전 기자회견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늘 울버햄튼을 상대로 힘든 경기를 치르곤 했다. 울버햄튼이 가지고 있는 선수들의 실력 때문이다. 특히 페드로 네투, 마테우스 쿠냐, 그리고 그 '코리안 가이'는 뛰어난 수준을 가진 공격수들이다"라고 언급했다.
과르디올라의 발언은 도마에 올랐다. 일부 축구팬들은 ”지금 황희찬만 코리안 가이라고 말한 거야?“, ”자신을 코리안 가이라고 말한 펩을 상대로 황희찬이 골을 넣었으면 좋겠다“ ”그의 이름은 코리안 가이가 아니라 황희찬이다“ ”네투도 포르투갈 가이라고 말해“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황희찬은 보기 좋게 '코리안 가이'의 저력을 보여줬다. 1-1로 팽팽하던 맨시티전에서 울버햄튼의 결승골을 넣었다. 대이변을 장식한 울버햄튼으로 인해 맨시티는 7경기 만에 리그에서 패배하며 무패행진을 마감해야 했다.
새로운 별명을 얻은 황희찬의 활약은 10월에도 이어졌다. 맨시티전을 시작으로 선발 출전하며 풀타임을 소화했다. 황희찬은 아스톤 빌라전에서도 선발 출전해 후반 초반 네투의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해 5호 골을 터트렸다.
여러 기록을 장식했다. 컵 대회 골을 포함 시즌 6호 골로 울버햄튼 입단 후 자신의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넘었다. 황희찬은 2019-20시즌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 모든 대회를 통틀어 40경기 16골을 넣은 바 있다. 지난 2021-2022시즌 울버햄튼 입단 당시에는 리그 30경기에 출전해 5득점을 올린 것이 최다 기록이었다. 또 12번의 슈팅으로 5골을 터트린 것이 프리미어리그(PL) 골 전환율 1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계속해서 공격 포인트를 이어갔다. 9라운드 본머스전에서 황희찬은 칼라이지치의 결승골에 패스를 보내며 도움을 기록했다. 1-1 상황에서 후반 43분 극적으로 터진 골로 울버햄튼이 극장 승리를 맛보게 됐다.
뉴캐슬전에서는 귀중한 동점골을 만들었다. 당시 뉴캐슬이 전반 동안 2골을 먼저 넣으며 2-1로 앞서가고 있었다. 뉴캐슬의 골문을 계속 두드리던 울버햄튼은 후반 26분 토티가 수비수와의 경합을 이겨내며 찔러준 패스를 황희찬이 침투해 받았다. 이어 박스 앞에서 막아서는 수비를 차례로 벗겨내며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고, 2-2로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황희찬의 리그 6호 골이었다. 올 시즌 물 오른 득점 감각을 자랑하는 황희찬은 자신의 단일 시즌 PL 통산 최다골 기록을 경신했다. 또 구단 사상 최초로 홈에서 6경기 연속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가슴 철렁했던 순간이 있었기에 황희찬의 활약이 더욱 빛난 경기였다. 전반 추가시간 뉴캐슬의 2번째 골은 황희찬이 석연치 않은 판정 속 페널티킥 기회를 헌납한 득점이었다. 이에 어떻게든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결국 득점으로 자신의 억울함을 갚았다.
황희찬의 골은 PL 10월 이달의 골 후보에도 올랐다. 황희찬은 야콥 브룬 라르센(번리), 잭 해리슨(에버턴), 브라이언 음뵈모(브렌트포드), 사만 고도스(브렌트포드), 디오고 달롯(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디 은케티아(아스널), 필립 빌링(본머스)와 함께 경쟁을 가졌다.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쟁쟁한 후보들과 겨룰 만한 위치에 올랐다는 점에서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황희찬은 지난 2021년 10월에도 이달의 선수에 선정된 바 있다. 임대생으로 합류한지 두 달 만에 달성한 쾌거였다. 당시 뉴캐슬 유나이티드, 리즈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3골을 넣으며 상을 수상했고, 이후 겨울 동안 완전 이적이라는 결과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지난 시즌 황희찬은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뛰지 못했다. 선발로 뛴 경기가 12번에 그쳤고, 득점도 3골 밖에 넣지 못했다. 꾸준히 기회를 줬던 훌렌 로페테기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팀을 떠나면서 주전 경쟁에도 불안감을 높였다. 그럼에도 올 시즌 자신의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게 됐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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