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품 쏟아지는 친환경 빨대…말 바꾼 정부탓에 '줄도산' 위기

이예원 기자 2023. 11. 1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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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회용품 규제 정책도, 시행 17일을 앞두고 갑자기 소상공인 어려움 덜어주겠다며 뒤집었죠.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그대로 써도 된다고 하면서 친환경 빨대 업체들은 줄줄이 문을 닫을 판입니다.

사장님들은 이미 만들어 둔 것만 3천만개가 넘는데 반품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가 분명 이런 일 없을 거라고 했었다, 울먹였는데 이 문제는, 이예원 기자가 짚어드립니다.

[기자]

한창 바쁠 평일 낮이지만 공장에 직원이 없습니다.

창고엔 상자가 가득 쌓여있고, 상자엔 전부 쌀 빨대가 들어있습니다.

플라스틱 빨대의 대체품으로 개발한 건데, 이미 만들어 둔 것만 3천만 개가 넘습니다.

하지만 팔 수 없게 됐습니다.

정부가 이달 말부터 매장 내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전면 금지할 계획이었는데, 갑자기 시행을 무기한 미룬 겁니다.

계약은 줄줄이 취소됐고, 반품 요청만 밀려옵니다.

[박정철/쌀 빨대 제조업체 대표 : 7일 날 (정부) 발표가 나고 9일부로 전부 다 휴직 상태입니다.]

직원을 늘리고 생산을 확대해 온 건 환경부의 확답 때문이었습니다.

[박정철/쌀 빨대 제조업체 대표 : (최근) 합동설명회 할 때 무조건적인 시행을 한다고 했기 때문에 생산을 계속했는데. 다시는 정부 말 안 믿을 겁니다.]

다른 종이 빨대 업체들도 갑자기 말을 바꾼 정부 탓에 위기에 내몰렸다고 성토했습니다.

[한지만/종이 빨대 제조업체 대표 :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환경부 면담 갔을 때도 이런 경우는 없을 거라고… 무슨 일인지 진짜…]

[이상훈/종이 빨대 제조업체 대표 : 줄도산하고 환경산업 전반이 무너질 것입니다.]

정부가 말을 바꾼 건 또 있습니다.

제주와 세종이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범사업을 벌였는데, 이젠 알아서 하라고 한 겁니다.

이 때문에 이곳 가게들 역시 피해가 예상됩니다.

[제주 A카페 점주 : 컵 300원 보증금 받습니다, 갖고 오시면 돌려드린다 해도 딴 데, 저긴 안 하는데 왜 여긴 하냐고…]

좁은 매장에 일회용컵 반납 기계를 두며 성실히 따랐지만 남은 건 상처뿐입니다.

[오정훈/제주 B카페 점주 : 플라스틱 줄여야 한다? 당연히 맞는 얘기죠. 그런데 '아니면 말고' 이런 식으로 시행을 했다.]

정부에 대한 신뢰는 무너졌고 친환경 정책도 후퇴했습니다.

[박정철/쌀 빨대 제조업체 대표 : (아이가) '아빠 우리 일회용품 안 돼요!' 저한테 설명하는데 거기에 대한 답변을 해줄 수가 없습니다.]

[영상디자인 배장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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