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품 쏟아지는 친환경 빨대…말 바꾼 정부탓에 '줄도산' 위기
일회용품 규제 정책도, 시행 17일을 앞두고 갑자기 소상공인 어려움 덜어주겠다며 뒤집었죠.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그대로 써도 된다고 하면서 친환경 빨대 업체들은 줄줄이 문을 닫을 판입니다.
사장님들은 이미 만들어 둔 것만 3천만개가 넘는데 반품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가 분명 이런 일 없을 거라고 했었다, 울먹였는데 이 문제는, 이예원 기자가 짚어드립니다.
[기자]
한창 바쁠 평일 낮이지만 공장에 직원이 없습니다.
창고엔 상자가 가득 쌓여있고, 상자엔 전부 쌀 빨대가 들어있습니다.
플라스틱 빨대의 대체품으로 개발한 건데, 이미 만들어 둔 것만 3천만 개가 넘습니다.
하지만 팔 수 없게 됐습니다.
정부가 이달 말부터 매장 내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전면 금지할 계획이었는데, 갑자기 시행을 무기한 미룬 겁니다.
계약은 줄줄이 취소됐고, 반품 요청만 밀려옵니다.
[박정철/쌀 빨대 제조업체 대표 : 7일 날 (정부) 발표가 나고 9일부로 전부 다 휴직 상태입니다.]
직원을 늘리고 생산을 확대해 온 건 환경부의 확답 때문이었습니다.
[박정철/쌀 빨대 제조업체 대표 : (최근) 합동설명회 할 때 무조건적인 시행을 한다고 했기 때문에 생산을 계속했는데. 다시는 정부 말 안 믿을 겁니다.]
다른 종이 빨대 업체들도 갑자기 말을 바꾼 정부 탓에 위기에 내몰렸다고 성토했습니다.
[한지만/종이 빨대 제조업체 대표 :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환경부 면담 갔을 때도 이런 경우는 없을 거라고… 무슨 일인지 진짜…]
[이상훈/종이 빨대 제조업체 대표 : 줄도산하고 환경산업 전반이 무너질 것입니다.]
정부가 말을 바꾼 건 또 있습니다.
제주와 세종이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범사업을 벌였는데, 이젠 알아서 하라고 한 겁니다.
이 때문에 이곳 가게들 역시 피해가 예상됩니다.
[제주 A카페 점주 : 컵 300원 보증금 받습니다, 갖고 오시면 돌려드린다 해도 딴 데, 저긴 안 하는데 왜 여긴 하냐고…]
좁은 매장에 일회용컵 반납 기계를 두며 성실히 따랐지만 남은 건 상처뿐입니다.
[오정훈/제주 B카페 점주 : 플라스틱 줄여야 한다? 당연히 맞는 얘기죠. 그런데 '아니면 말고' 이런 식으로 시행을 했다.]
정부에 대한 신뢰는 무너졌고 친환경 정책도 후퇴했습니다.
[박정철/쌀 빨대 제조업체 대표 : (아이가) '아빠 우리 일회용품 안 돼요!' 저한테 설명하는데 거기에 대한 답변을 해줄 수가 없습니다.]
[영상디자인 배장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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