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내년 총선 개표 ‘수작업 확인’ 추가 검토

이두리 기자 2023. 11. 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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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투표일인 지난달 11일 서울 강서구 마곡실내배드민턴장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선거사무원들이 개표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년 총선 개표 때 투표지를 육안으로 심사하는 절차를 강화하기로 했다. 선관위는 기계로 분류된 투표지를 개표 사무원이 수작업으로 전량 확인하는 수(手)개표 절차를 추가할 방침이다.

국민의힘 공정선거제도개선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특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유 의원은 “선관위는 개표 때 투표지 분류기에서 정당·후보자별로 분류된 투표지를 개표사무원이 전부 다시 육안으로 확인한 뒤 심사계수기로 이를 검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행 개표 절차는 다음과 같다. ① 투표지분류기에 의한 투표지 분류 ② 개표사무원이 육안으로 투표지가 제대로 분류됐는지 확인 ③ 심사계수기로 다시 확인. 심사계수기란 투표지 매수를 확인하면서 동시에 날인 여부, 무효표 여부 등 투표지 심사까지 하는 기기를 말한다.

선관위가 검토 중인 내용은 투표지 분류기에 의한 투표지 분류를 마친 후 개표사무원이 투표지를 세는 작업을 추가로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하는 작업을 한번 더 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유 의원은 “투표지에 대한 육안심사 절차를 강화해달라는 강력한 의원들의 요구가 있었다”며 “현행처럼 투표지 분류기를 거쳐 분류한 투표용지가 집계돼 바로 심사계수기로 들어가는 과정에서는 참관인들이 사실상 날인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다는 의혹 제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투표지 분류기에서 생산된 이미지는 원본도 보존하는 방안을 살피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미지를 별도 저장 매체에 백업하고 원본은 삭제했다. 잔여 투표용지는 폐쇄회로(CC) TV 등 보안 장치가 설치된 곳에 보관하고, 개봉이 필요한 경우에는 개표 참관인 입회하에 개봉해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사전투표함 보관장소 CCTV는 중앙·시도·구시군 선관위에 모니터를 설치해 국민이 24시간 열람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유 의원은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었던 지난달 국가정보원이 중앙선관위의 보안관리 부실에 대해 발표하자 “전면적 수개표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선관위는 이날 보고한 검토 사안에 대해 선거 전 결론을 내 위원회 의결 등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특위가 12월 중순 중 종결할 예정이기에 선관위도 그 기간에는 필요한 개선사항에 관해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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