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켈리·페디'처럼 될래요!..."ML 비주류 선수들 KBO리그 역수출 신화 원한다"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에릭 페디처럼 메이저리그 주변 선수들이 KBO에서 도약한 뒤 빅리그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미국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BTR)'은 13일(이하 한국시각)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이자 워싱턴 내셔널스 최고 유망주인 에릭 페디는 NC 다이노스에서 화려한 성적을 거둔 뒤 메이저리그 헤드라인을 장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LG 트윈스는 지난 13일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T 위즈에 6-2로 승리를 거뒀다. LG는 이로써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팬들의 숙원을 풀었다.
그러나 더 주목 받는 것이 있다면 페디의 메이저리그 복귀 소식이다. 페디는 올해 30살 우완 투수다. 2014년 드래프트에서 워싱턴의 지명을 받아 3년이 지난 2017시즌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데뷔 시즌에서 3경기 선발 15⅓이닝 1패 평균자책점 9.39로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2018년에는 데뷔 시즌보다는 더 많은 기회를 받았다. 11경기 50⅓이닝 2승 4패 평균자책점 5.54로 조금 발전했다.
2019시즌부터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했다. 2019년 21경기 중 12경기 선발 78이닝 4승 2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활약했고, 2020시즌에는 11경기 중 8경기 선발 50⅓이닝 2승 4패 평균자책점 4.29로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페디는 2021시즌 가장 많은 승수를 쌓았고, 2022시즌에는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27경기 6승 13패 평균자책점 5.81을 올렸다.
페디가 2022시즌까지 워싱턴에서 거둔 성적은 102경기 중 88경기 선발 21승 33패 평균자책점 5.41이었다. 결국 인내심이 바닥난 워싱턴은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갖고 있었던 페디를 논텐더(보류조항 포기)로 방출했다. FA 신분이 된 페디는 2023시즌을 앞두고 NC와 100만 달러(약 13억 원)에 계약을 체결하며 외국인 투수로 팀에 합류했다.
페디에게 KBO리그는 너무 작은 무대였다. 페디는 30경기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을 마크했다. 역대 최소 경기 10승(12경기), 역대 최소 경기 15승(19경기), 10개 구단 체제 역대 최소 경기 전 구단 상대 승리(15경기) 기록을 세웠다. 역대 5번째로 외국인 투수 최초로 단일시즌 20승-200탈삼진(20승 209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하게 됐다.
이는 1986년 해태 타이거즈(現 KIA 타이거즈) 선동열(24승 214탈삼진) 이후 37년 만에 기록이다. 외국인 투수 최초 트리플 크라운(평균 자책점, 다승, 탈삼진)도 달성했다. 페디는 플레이오프에서도 신기록을 경신했다. 페디는 KT 위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2개의 삼진을 잡아 KBO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을 기록을 갈아치웠다.
계속되는 맹활약 속에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페디의 빅리그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MLBTR은 13일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이자 워싱턴 최고 유망주였던 페디는 NC에서 삼진율 29.5% 볼넷비율 4.9% 땅볼 비율 70%로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한 뒤 헤드라인을 장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번 오프시즌 메이저리그에 복귀하면서 각 종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페디가 메이저리그로 복귀한다면 KBO리그 역수출 신화를 써낸 메릴 켈리의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KBO 역수출 신화'로 알려진 켈리는 2010년 드래프트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의 지명을 받았으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던 페디와 달리 KBO리그 입성 전까지 단 한 번도 메이저리그 무대에 나선 적이 없었다.
켈리는 2015년 KBO리그에서 뛰었다. KBO리그 SK 와이번스(現 SSG 랜더스)에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활약했고, 4시즌 동안 119경기에 나서 48승 32패 3.86의 우수한 성적을 남겼다. 데뷔시즌부터 두 자릿 수 승수를 쌓았고, 2017년 16승을 올리며 KBO리그 다승왕 3위에 올랐다. 2018년에는 12승을 올리며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KBO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켈리를 본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빅리그 복귀를 추진했고, 켈리는 2019년 애리조나와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무대로 돌아간 켈리는 계약을 체결하자마자 첫 시즌에 13승을 올리며 성공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했다.
애리조나가 켈리와 체결한 2년 550만 달러(약 71억 8000만원)의 계약이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2020년 단축시즌에도 5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2.59로 활약했다. 2021시즌 27경기 7승 11패 평균자책점 4.44로 살짝 주춤했지만, 2022시즌 33경기 13승 8패 평균자책점 3.37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켈리는 2022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올 시즌을 앞두고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 야구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WBC에서는 본선 1라운드 콜롬비아와 맞대결에서 선발 등판해 3이닝 2실점으로 역투를 펼쳤고, 일본과 결승전에서 선발 마운드를 밟으며 자신이 왜 KBO리그 역수출 신화인지를 몸소 보여줬다.
2023시즌에도 켈리는 30경기 12승 8패 평균자책점 3.29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애리조나의 22년 만에 월드시리즈 진출을 도왔고, 올해 첫 포스트시즌에서도 4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2.25로 1선발 잭 갈렌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역투하며 시리즈 전적의 균형을 맞춰 팀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견인하기도 했다.
꿈의 무대인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는 7이닝 1실점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 7이닝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9-1 승리를 이끌었고, 다시 한번 시리즈 전적 타이를 맞춰놓는 등 맹활약했다. 아쉽게 애리조나가 3차전부터 5차전까지 3연패를 당하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진 못했으나, 현지에서는 켈리가 자신의 몫을 다했다고 평가했다.
2024시즌 어쩌면 페디와 켈리처럼 자신의 능력치를 끌어올려 빅리그 복귀를 추진하는 선수가 나올 수도 있을 것처럼 보인다. MLBTR은 "에릭 페디는 투구 레퍼토리와 9월 오프시즌 프로그램에 대한 변경이 있었다"며 "페디가 메이저리그에 있었던 시절처럼 비주류 빅리거들이 자신의 주가를 향상시키기 위해 KBO리그에서 빅리그 로스터로 돌아가는 방법을 추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즉, 켈리와 페디처럼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 선수들이 KBO리그에서 자신의 능력을 뽑낸 후 빅리그 복귀를 추진하며 KBO 역수출 신화를 꿈꾼다는 것이다. 실제로 브룩스 레일리, 에릭 테임즈, 크리스티안 베탄고트 등 메이저리그에서 주목 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KBO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합류해 쏠쏠한 활약을 펼친 것을 볼 수 있다.
MLBTR에 따르면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주목 받지 못하고 있는 몇몇 선수들이 2024시즌 용병으로 KBO리그에 합류해 빅리그 로스터로 합류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롯데 자이언츠는 니코 구드럼과 결별 수순을 밟고 있으며 페디가 빠진 NC, 플럿코가 빠진 LG 등이 새로운 외국인을 찾아야 한다.
과연 켈리와 페디처럼 KBO리그 역수출 신화가 또 다시 써질 수 있을 것인지 야구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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