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퇴냐, 혁신위 조기해체냐…인요한 압박에 김기현 “급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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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3주째에 접어든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와 김기현 대표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당 지도부, 중진 의원들의 '용퇴론'을 두고 충돌했다.
혁신위는 '제구실을 못 하면 조기 해체하자'고 했다는 내부 논의 내용을 인정하면서 용퇴론을 밀어붙였고, 김 대표는 "일부의 급발진"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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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혁신위원장 압박카드…김기현 불쾌감
출범 3주째에 접어든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와 김기현 대표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당 지도부, 중진 의원들의 ‘용퇴론’을 두고 충돌했다. 혁신위는 ‘제구실을 못 하면 조기 해체하자’고 했다는 내부 논의 내용을 인정하면서 용퇴론을 밀어붙였고, 김 대표는 “일부의 급발진”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14일 제주 4·3평화공원 참배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석열계 핵심 의원들의 총선 불출마나 험지 출마 선언이 없다는 기자들의 물음에 “시간을 좀 주면 움직임이 있을 것이다. 100% 확신한다”며 “대한민국이 빨리 발전하는 것은 ‘빨리빨리’ 문화 때문이지만 좀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혁신위가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면 조기 해산하자는 논의를 초기에 한 바 있다’는 보도에 관해 “여러 혁신위원들의 의견이 많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어 그는 “크리스마스 전(혁신위 활동 기한인 12월24일)에는 (활동을) 잘 끝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 위원장의 언급은 ‘용퇴론 또는 험지 출마론’이 당 지도부나 핵심 친윤 의원 등에게 무시당하는 상황에서 고강도 압박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껏 혁신위의 용퇴론에 호응한 의원은 이용 의원 한명뿐이다. 원조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은 지난 11일 대규모 산악회 모임을 열고 “알량한 정치 인생 연장하면서 서울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기현 대표는 혁신위의 ‘조기 해체설’ 언급에 불쾌감을 나타냈다.
김 대표는 이날 경북 구미시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6돌 문화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제되지 않은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되는 것에 대해서 당 대표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일부 (혁신)위원의 급발진으로 당의 리더십을 흔들거나 당의 기강을 흐트러뜨리는 것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23일 인 위원장을 임명하면서 혁신위가 전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그러나 혁신위가 사실상 자신을 용퇴 대상으로 지목하고, 압박을 이어가자 불편함을 표시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하태경 의원은 ‘윤심’이 김 대표가 아닌 인 위원장에게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용 의원이) 인요한 혁신위에 호응한 유일한 의원”이라며 “저게 (윤석열) 대통령 메시지라고 이해할 수밖에 없다. (용퇴를 거부하는 지도부와 친윤 의원 때문에) 대통령이 굉장히 머리가 아플 것”이라고 말했다.
당 안에서는 비윤계를 중심으로 혁신위가 핵심을 비켜 간 진단과 처방 탓에 문제를 키운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천하람 순천갑 당원협의회 위원장은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용퇴, 험지 출마론에 관해 “혁신위가 외려 여당을 더 시끄럽게 만들고 있다”며 “중진이면 중진 어디부터고 어떤 기준이고, 또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들은 도대체 어떤 기준인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허은아 의원도 와이티엔(YTN) 인터뷰에서 수직적 당-대통령실 관계 개선을 도외시하는 인 위원장을 겨냥해 “월권이라고 말씀하실 게 아니라 당장 용산부터 달려가셨어야 했다”며 “강서구 패배를 통해서 국민이 주신 정답지가 있다. 뺑 둘러 가시지 말라는 얘기다”라고 말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제주/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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