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게임체인저 '해상 SMR'…"韓, 강력한 경쟁력 갖고 있다"
세계원자력기구(IAEA)가 14~1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비엔나 본부에서 해상부유식 원자력 발전선(FNPP) 도입을 위한 포럼을 개최한 것은 하나의 이정표 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IAEA가 '해상 부유식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실현 가능한 미래 사업으로 공식 인정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부유식 SMR의 경우 그동안 조선업계에서만 얘기를 해왔고, IAEA 차원에서는 별 움직임이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IAEA가 육상 원전 관련해서만 활동을 해왔는데 해상 원전 사업에 대한 고민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MR은 전기출력 300메가와트(㎿e) 이하급 원자로다. 모듈 조립이 가능해 건설에 필요한 기간을 대폭 감축 시킬 수 있다. 건설 기간이 짧은 만큼 전력 수요에 유연하게 대처 가능한 장점이 있다. 또 이상징후 발생 시 자동으로 운영을 멈추는 시스템 등을 채택해 대형 원전 대비 안전성을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 중대사고 확률이 10억년에 1회꼴 수준으로, 대형 원전(10만년에 2회)에 비해 현저히 낮다. 영국왕립원자력연구원은 2035년까지 SMR 글로벌 시장 규모가 63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 중 FNPP를 활용한 부유식 SMR은 또 다른 게임체인저로 불릴만하다. 육지가 아니라 바다 위에 세우기 때문에 부지 선정에 있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거친 파도와 쓰나미에도 안정적으로 떠 있을 수 있는 기술력만 있다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전력을 만들어내는 게 가능하다. 육지 가까이 부유식 SMR을 접안 시키고, 인근에 방파제를 설치하는 것 등으로 안전성을 보완하는 방식이 주로 거론된다.
IAEA 포럼에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HD한국조선해양에 러브콜을 보낸 것처럼, 전력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섬이 많은 국가들에는 부유식 SMR이 하나의 솔루션이 될 수 있다. IAEA의 포럼에서도 캐나다의 프로디지 클린 에너지(Prodigy Clean Energy), 중국의 NPIC, 덴마크의 시보그(Seaborg), 영국의 코어파워(Core Power) 등에서 CEO(최고경영자)급 인사들이 참석해 FNPP의 글로벌 전망에 대해 토론했다. 그만큼 시장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IAEA의 포럼에는 IMO(국제해사기구)도 공식 참가했다. 본격적으로 IAEA와 IMO가 손을 잡고 원자력 발전의 해상 적용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되는 이유다. IAEA 측은 "이 심포지엄에서는 FNPP의 모든 잠재적 배치와 관련한 제도적 및 법적 문제를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의 초청으로 조선업계를 대표하여 오프닝 패널토론에 참석한 박상민 HD한국조선해양 상무의 제안처럼, 국제 제도 정비를 위한 워킹그룹 마련 등 후속활동이 기대되는 이유다. 미래 열릴 시장에 대비하는 워킹그룹까지 구성할 수 있다면 부유식 SMR 사업 추진에 보다 속도가 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쓰나미도 이길 수 있는 '배'와 고도의 '원자력' 기술 모두가 필요한 분야여서 대한민국이 향후 시장을 리드해나갈 여지도 크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은 세계 1위 조선소로, 미국 SMR 개발 선도 기업 중 하나인 테라파워에 투자하기도 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미 부유식 SMR 디자인 콘셉트를 확정하고 미국선급협회(ABS) 설계승인(AIP)까지 받았다. 당장 부유식 SMR을 만들 수 있는 수준의 설계가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상민 상무는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의 조선업 국가이면서 원자력 강국"이라며 "전 세계를 찾아봐도 이 두 가지 요소를 같이 가진 나라가 없기 때문에, 한국이 부유식 원자력 발전선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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