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상 문제 없다지만… 대전 수소트램 '산 넘어 산'

정민지 기자 2023. 11. 14. 19: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 상용화 사례없고 실증도 안 이뤄져 우려감 커
생산 인프라도 과제…市 "쓰레기매립장 가스 활용"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조감도. 사진=대전시 제공

20년 넘게 표류하던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무가선 방식 수소트램으로 확정, 내년 착공을 앞두고 있지만 과제는 여전하다.

국내에 없던 대중교통수단에 신에너지원을 적용해 상용화시켜야 하는 점, 수소 생산기지를 구축해야 하는 점 등 세부 검토 단계가 산적하다.

대전시도 이 같은 우려를 인지, 수소자동차 등 10여 년 축적된 기술을 접목하고, 기존 쓰레기매립장 바이오가스를 수소로 전환·공급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시는 이달 7일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의 급전방식을 수소 연료전지를 사용한 수소트램으로 최종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건설 방식을 놓고 장기간 공전해 왔던 만큼,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번 결정을 두고 "트램 건설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평가했지만, 수소트램에 대한 우려가 아직 뒤따르고 있다.

상용화 여부가 첫 번째다. 시에 따르면 중국 2개 시에서 수소트램을 운행하는 것 외에는 수소트램 운행 사례가 없다. 독일은 트램이 아닌 열차에 수소 기술을 적용해 운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울산시가 14일 수소트램 실증 운행 시승행사를 여는 등 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착공-개통 계획만 봤을 때는 대전시가 앞서 있다. 대전시는 내년 착공·2028년 개통인 반면, 울산시는 2026년 착공·2029년 개통 목표다. 상용화를 우려하는 의견이 적지 않은 이유다.

대전시는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진행 중인 수소전기트램 실증사업 결과를 기다리는 한편, 수소자동차·수소버스 등 교통수단에 접목된 지 10여 년 된 수소 기술을 주목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실증사업을 직접 실행하고 있는 만큼 검증 결과가 다 나올 예정"이라며 "수소자동차가 출시된 지 10년 이상 됐고, 수소버스도 10여 년 전부터 운행해 왔기 때문에 같은 기술을 트램에 적용하는 데 있어 기술상 큰 문제는 없을 거라 본다"고 설명했다.

수소 생산·공급 체계 구축도 급선무다. 울산은 석유화학단지에서 부생 수소를 생산하고, 현대자동차를 잇는 수소배관망이 이미 구축돼 있지만, 대전은 생산·공급 인프라가 태부족하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유성구 금고동 쓰레기매립장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 생산량을 기존 400t에서 500t으로 100t 늘린 뒤, 수소로 전환·생산하겠다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여기서 확보된 수소는 튜브 트레일러로 대덕구 연축동 트램 차량기지까지 연결해 공급한다. 생산·충전시설 또한 공적자금이 아닌 민간투자 계획이 검토되고 있다.

단 이 부분은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 기술제안자인 현대로템의 제안일 뿐, 시는 향후 입찰경쟁을 통해 안전성·경제성을 높이고, 대전시의 불리한 조건을 최대한 방지하겠다는 목표다.

시 관계자는 "업체가 선정된 게 아니고 제안만 받은 것"이라며 "수소트램을 최근 발표했기 때문에 앞으로 보완하고 검토해 나가는 단계"라고 했다.

이 같은 우려는 대전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의 대전시 철도광역교통본부 대상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집중적으로 언급됐다.

송활섭 의원(국민의힘·대덕구2)은 행정사무감사에서 "상용화 사례도 없고, 실증도 다 안 끝났는데 총 노선 38.1㎞를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는가"라며 "굴지의 기업인 현대로템이 독점적 지휘에 있어, 대전시가 인프라 등을 협상할 때 실효성 있는 담보가 있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조철휘 대전시 철도광역교통본부장은 "수소 기술은 10년 이상 축적된 기술로, 단순히 수소 탱크 용량을 늘리는 것인 만큼 기술상 문제는 없다고 본다"며 "현대로템이 민간투자를 한다고 했지만, 현대로템이 최종 선정된 상황은 아니다. 앞으로 경쟁입찰을 진행해 대전시가 조금이라도 불리한 조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전시에게 가장 유리한 협상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 트램은 정거장 45곳, 차량기지 1곳을 포함한 총노선 38.1㎞ 순환선으로 추진된다. 총사업비 1조 4091억 원을 투입, 내년 착공해 2028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 현대로템은 수소트램 운행에 필요한 수소를 시중 공급 가격의 절반 수준인 1㎏당 4344원에 30년간 공급하는 방안 등을 제안한 상태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