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수사 협조하다 성범죄 노출”…경찰, 수사감찰 착수
[앵커]
경찰이 성범죄 피해자의 도움으로 마약 사건을 적발하고도, 정작 피해자에게 약속했던 성범죄 수사는 제대로 하지 않았던 사건, 어제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이 사건과 관련해 감찰 계획 등은 없다던 경찰이 하루만에 수사감찰에 착수했습니다.
이도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김포 마약 파티룸 사건의 제보자가 경찰 요구대로 행동하다 성범죄에 노출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감찰에 착수했습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해당 사건의 수사 담당자 등에 대해 수사감찰에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수사감찰은 감찰의 한 종류로, 수사 공정성 훼손을 막기 위해 정식 감찰 대신 수사심사담당관실이 먼저 감찰 조사를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번 조사는 20대 여성 A 씨가 경찰의 마약 수사 관련 요청에 따르다가 성범죄에 노출돼야 했다는 내용을 KBS가 보도한 지 하루만입니다.
앞서 경찰은 대마 재배와 판매, 흡입까지 하는 창고를 적발해 5명을 송치했다며 올해 초 보도자료 등을 통해 홍보했습니다.
그런데 KBS 취재 결과 해당 사건 수사에는 성폭력 피해자 A 씨의 정보 제공이 큰 역할을 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A 씨가 전 연인 황 모 씨에게 당한 성폭력 피해 때문에 경찰을 찾았다가, 황 씨의 마약 취급 정보를 들은 경찰이 역으로 A 씨에게 마약 정보 제공을 요구한 겁니다.
A 씨는 KBS에 당시 담당 경찰관이 "마약 수사에 협조하면 성범죄까지 모두 수사해주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A 씨는 관계를 유지하며 얻은 정보를 경찰에 넘겼고, 이 과정에서 황 씨에게 스토킹과 강제추행 등에 추가로 노출됐습니다.
그럼에도 경찰은 황 씨를 마약 혐의로 송치하고, 성범죄 혐의에 대해선 혐의 없음 판단해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이후 A 씨가 황 씨를 따로 고소했지만, 정보를 얻기 위해 황 씨에게 접촉했던 기록이 '원만한 관계'의 증거로 사용돼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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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윤 기자 (dobb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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