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슈링크플레이션’에 “정직한 경영 아냐...집중 관리할 것”

“공정위와 함께 용량 감축 시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들여다보는 중”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을 방문, 물가점검을 하고 있다. /뉴스1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품 용량을 줄여서 가격을 올린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리는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해 “정직한 경영 방식이 아니다”라며 “가격을 유지하며 양을 줄여 파는 건 자율이지만,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14일 추 부총리는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을 방문해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이처럼 말했다. 그는 “가격 뿐만 아니라 함량과 중량 등도 소비자들이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표시해야 하고, 정확하지 않으면 현행 법규에 따라 엄정하게 제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줄어든다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가격은 그대로 두되 용량이나 주요 제품의 함량을 줄여서 간접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가격 인상은 소비자 저항이나 정부 압박을 이겨내야 하지만, 용량 등은 몰래 줄일 수 있어 식품업체 등이 ‘꼼수’로 활용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날 추 부총리는 “소비자가 부지불식간에 양이 줄었는지도 모르고 소비하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다”며 “소비자단체, 소비자원과 당국이 함께 감시의 수준을 높여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가격을 올린 사실을 고지하듯 양을 줄인 사실도 제대로 알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추 부총리는 수입 물가 상승을 명목으로 소비자가격을 올리는 ‘편승 인상’에 대해서도 경고 목소리를 냈다. 그는 “관세 혜택을 보며 종전보다 낮은 가격에 원재료를 수입했음에도 다른 이유에 편승해 가격을 높게 유지하는 부분은 문제”라며 “당국이 일일이 제조원가 조사할 수는 없겠지만, 편법적 회계 처리 등은 세무당국이 엄밀히 볼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추 부총리는 예산 총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을 묻는 질의에 “총량을 늘리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며 “국회에서 비효율적인 사업에 대해 일부 감액이 있으면 감액 범위 내에서 필요한 범위를 증액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