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도 탄핵’ 꺼냈다 발 뺀 野

더불어민주당이 14일 이원석 검찰총장 탄핵을 거론했다가 “잘못이 있으면 논의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며 급히 수습했다. 이재명 대표의 ‘불법 대북송금 사건’ 수사를 맡은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와 ‘고발사주’ 의혹을 받는 손준성 검사,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릴레이 탄핵’을 추진 중인 민주당의 내부 혼선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최혜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이원석 총장 탄핵이) 논의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이 총장은 민주당이 지난 9일 손준성·이정섭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자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책임진 검찰총장을 탄핵하라”고 반발했었다. 원내대변인의 결과 브리핑에 따라 민주당이 이 총장 탄핵을 논의한다는 언론 보도들이 나왔다.

그런데 같은 날 오후 최 원내대변인은 공지문을 통해 “잘못이 있으면 논의할 수도 있다는 취지이며 검찰총장 탄핵은 논의한 적도, 논의 계획도 없다”고 번복했다. 총선을 앞두고 원내 제1당이 탄핵을 남발한다는 비판이 커지면 역풍을 맞을 거란 일부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선 이 총장에 대한 해임 및 탄핵 관련 발언이 나왔다. 민주당 검사 범죄 대응 태스크포스(TF) 팀장인 김용민 의원은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이원석 검찰총장을 해임하거나 적어도 공개 경고라도 하라”며 “민주당은 이번에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검사 외에 그 대상과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이 검찰총장은 이날 퇴근하며 더불어민주당이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 등 검사 2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데 대해 "이재명 대표 수사에 대한 보복 탄핵＂이라고 비판했다. /뉴스1

그간 당에선 이동관 위원장과 검사 2명의 탄핵안을 동시에 발의하는 것을 두고도 내부 이견이 많았다. 지난 8일 의원총회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해 이튿날까지 비공개 의총을 열었는데, 김용민 의원을 비롯한 친명(親이재명)계가 검사 탄핵을 강력하게 요구해 관철했다고 한다. 원내 논의에 따라 검찰총장 탄핵도 언제든지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에 대해 “이제 하루에 한 명씩 탄핵을 추진하는 것 같다”며 “저를 탄핵한다고 했다가 발 뺐고 오늘은 검찰총장을 탄핵한다고 했다가 분위기가 안 좋으니 말을 바꿨다”고 했다. 또 “법무부가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했다는 이유로 민주당에 대해 위헌정당심판을 청구하면 어떻겠느냐.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느냐”며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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