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보는 데서 신생아 암매장... 비정한 친모에 징역 20년 구형

7년 전 범행... 공소시효 한 달 앞두고 검거

생후 일주일 된 딸을 텃밭에 암매장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40대 친모가 지난 7월 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생후 일주일 된 딸을 텃밭에 암매장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생모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14일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류호중)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살인·사체유기·아동학대범죄처벌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43)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A씨는 다른 자녀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범행했고 그 수법도 잔인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의 법률대리인은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며 "가족들이 선처를 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먼저 보낸 딸과 (살아있는) 아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반성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A씨는 2016년 8월 인천의 산부인과에서 B양을 출산하고 일주일이 지나기도 전에 경기 김포시 텃밭에 암매장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앞서 출산한 맏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유로 딸을 키우기 힘들어 출산 후 6, 7일 뒤 텃밭에 묻었다”고 진술했다. A씨는 남편과 별거 중 B양을 낳았고 이후 이혼한 뒤 혼자서 아들을 양육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경찰은 출산 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는 되지 않은 아동을 전수 조사하는 과정에서 시신을 유기한 정황이 나오자 추가 조사를 벌여 A씨 신병을 확보했다. 사체유기죄 공소시효(7년) 만료(8월 7일)를 한 달 가량 앞둔 시점이었다. 이후 경찰은 시신 유기 장소로 지목된 A씨 어머니 소유의 텃밭에서 B양으로 추정되는 백골화 된 시신 일부를 발견했고, 살인죄를 추가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