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앞둔 백령도 고3, 풍랑 뚫고 ‘인천상륙’
예정보다 나흘 늦게 도착
“계속 뭍으로 나오지 못할까봐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모릅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을 2일 앞둔 14일 오후 1시30분께 백령도 용기포항. 손에 짐가방을 든 학생 17명과인솔교사 2명이 인천 연안여객터미널로 향하는 코리아프린스호에 몸을 실었다.
원래 계획했던 일정보다 4일이나 늦어진 육지행이었다.
이들의 험난한 여정이 시작된 건 지난 10일이었다. 당일 거센 풍랑에 여객선이 잇따라 결항되면서 섬을 떠나지 못했던 것. 게다가 해당 구간을 운항하던 또 다른 여객선도 고장이 나 수리에 들어가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이 같은 상황은 계속 이어졌고, 결국 백령도 수험생들은 수능을 단 이틀 남긴 이날에서야 배에 몸을 실을 수 있게 됐다.
학생들은 이날 오후 5시30분께 인천 중구 연안여객터미널에 무사히 도착했고, 3일간 묵을 숙소인 하버파크호텔로 이동했다. 이들은 수능 다음날인 17일까지 호텔에서 2인 1실을 사용하며 인솔 교사들과 함께 숙식을 지원받는다.
인천의 도서지역 수험생들은 해마다 수능을 앞두고 육지로 나와 시험을 본다. 고사장마다 1개 학교 수험생 비율이 40%를 초과해선 안된다는 기준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백령도를 비롯한 연평·대청·덕적 등 4개 도서지역 수험생들은 수능을 앞두고 인천시교육청, 옹진군과 협약을 한 하버파크호텔에 머문다.
올해 도서지역 수능응시생 이송 지원 대상은 모두 28명이다. 백령도 20명, 연평도 2명, 대청도 1명, 덕적도 5명 등이다. 백령을 제외한 다른 섬 지역 수험생들은 풍랑이 일기 전 내륙으로 나왔으며, 백령에서도 3명의 학생이 사전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과 함께 육지로 나온 성치현 백령고 인솔교사는 “배가 뜨지 못한다는 소식이 지속되자 아이들이 당황하긴 했지만 크게 동요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리적인 부담은 컸을 것”이라며 “학생들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컨디션 관리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우현 기자 whji78@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우리 집으로 가자" 광명서 초등생 유인한 50대 긴급체포
- [영상] “온 어린이가 행복하길”…경기일보‧초록우산, 제10회 경기나눔천사페스티벌 ‘산타원
- 성균관대 유지범 총장, 대만국립정치대학교에서 명예 교육학 박사학위 받아
- 어린이들에게 사랑 나눠요, 제10회 나눔천사 페스티벌 산타원정대 [포토뉴스]
- 이재명 “혜경아 사랑한다” vs 한동훈 “이 대표도 범행 부인”
- “수고했어 우리 아들, 딸”…“수능 끝, 이제 놀거예요!” [2025 수능]
- 지난해보다 쉬웠던 수능…최상위권 변별력 확보는 ‘끄덕’ [2025 수능]
- 평택 미군기지 내 불법 취업한 외국인 10명 적발
- ‘낀 경기도’ 김동연호 핵심 국비 확보 걸림돌…道 살림에도 직격탄 예고
- 직장 내 괴롭힘에 고작 ‘감봉 1개월’...경기아트센터, 솜방망이 처벌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