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츠업 실리콘밸리]범죄도시, 공산주의 그리고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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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대해서 기자와 얘기를 나누던 외교관이 깜짝 놀라며 한 말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한 것에 놀라워하는 반응이었다.
미국의 유명한 소매기업들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철수를 결정할 정도로 범죄가 빈번했다.
자유와 인권의 국가 미국, 실리콘밸리의 관문 샌프란시스코에서 공산주의 국가에서 벌어질 법한 일이 나타났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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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대해서 기자와 얘기를 나누던 외교관이 깜짝 놀라며 한 말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한 것에 놀라워하는 반응이었다.
자유와 인권의 국가 미국에서 지난 수년간 해결되지 못했던 일이 단 며칠 만에 해결됐다. 노숙자와 마약으로 찌든, 강력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텐더로인 지역이 말끔하게 정리된 것이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텐더로인이 어떤 곳인가. 노숙자촌, 그 이상의 범죄소굴이다. 텐더로인에서 벌어지는 마약거래, 살인 등 강력범죄로 '낭만의 도시'로 불렸던 샌프란시스코는 범죄도시로 불리게 됐다. 텐더로인에서 활동하는 노숙자들이 텐더로인 밖으로 나와 범죄를 저지르면서 샌프란시스코 도심도 강력범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곳이 됐다.
미국의 유명한 소매기업들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철수를 결정할 정도로 범죄가 빈번했다. 미국의 유명한 유기농 슈퍼마켓 홀푸드를 비롯해 노드스트롬백화점, 홈디포가 샌프란시스코 매장을 닫은 이유다. 이 기업들은 철수를 결정한 이유로 '직원들의 안전'을 얘기했는데 그만큼 샌프란시스코 치안은 끔찍했다.
하지만 신기할 정도로 APEC 회의 개최를 앞두고 텐더로인은 말끔하게 정리됐다.
마약에 찌든 노숙자들은 홀연히 사라졌고, 그들이 집으로 사용했던 텐트도 감쪽같이 치워졌다. 샌프란시스코 중심가 유니온스퀘어에서도 단 한 명의 노숙자를 볼 수 없었다. 절대 돌아다니면 안 되는 샌프란시스코의 밤거리조차 안전하게 느껴진다는 소리도 들리고 있다. 경찰의 순찰이 샌프란시스코 곳곳에서 이뤄지면서 노숙자가 도심에서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노숙자가 사라졌지만 런던 브리드 샌프란시스코 시장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자유와 인권의 국가 미국, 실리콘밸리의 관문 샌프란시스코에서 공산주의 국가에서 벌어질 법한 일이 나타났다는 이유에서다. 1945년 이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가장 큰 국제행사를 위해 브리드 시장이 샌프란시스코를 '급진적'으로 아름답게 '치장'하는 무리수를 뒀다는 것이 샌프란시스코 현지 언론들의 공통된 비판이다.
문제는 APEC 회의 이후다.
APEC 회의가 끝난 후에도 치안이 유지될지 궁금해진다. APEC 회의 이후에도 샌프란시스코의 치안이 유지된다면 범죄를 이유로 샌프란시스코를 떠난 많은 기업들은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올 것이다. 철수했던 미국 소매체인들이 돌아오면 공실이 많은 샌프란시스코 부동산 경기도 살아날 것이다. 이는 실리콘밸리의 관문, 샌프란시스코가 예전의 명성을 되찾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하지만 브리드 시장의 진심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지난 수년간 샌프란시스코시가 범죄도시로 전락할 때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그였기 때문이다. APEC 정상회의가 끝난 후 샌프란시스코는 어떤 길을 가게 될까. 실리콘밸리의 관문, 아름다운 낭만의 도시일까. 범죄의 도시일까.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실리콘밸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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