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 칼럼] 대기업의 잇단 해외투자 실패, 시스템 점검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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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결정할 때 매크로(거시환경) 변수를 분석하지 않고, 마이크로(미시환경) 변수만 생각하는 우를 범해 선 안 된다. 투자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최 회장은 재계 안팎에서 제기되는 SK의 해외 투자 실패 우려와 관련해 계열사 CEO에게 경고장을 날렸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운 SK그룹은 미국 플러그파워와 솔리다임 등의 신사업 투자에서 손실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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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결정할 때 매크로(거시환경) 변수를 분석하지 않고, 마이크로(미시환경) 변수만 생각하는 우를 범해 선 안 된다. 투자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지난달 16~18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재계 안팎에서 제기되는 SK의 해외 투자 실패 우려와 관련해 계열사 CEO에게 경고장을 날렸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운 SK그룹은 미국 플러그파워와 솔리다임 등의 신사업 투자에서 손실을 보고 있다.
최근 재계의 신사업 투자 성적표가 잇따라 낙제점을 받으면서 기업의 잠재적 리스크(위협 요인)로 떠오르고 있다. 대기업의 투자를 믿고 투자에 나선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는 더이상 대기업을 믿지 못하겠다는 소리도 나온다.
SK는 신사업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다. SK그룹은 지난 2021년 미국 수소 연료전지 기업 플러그파워에 1조60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주당 29.29달러로 총 5497만주를 확보해 최대 주주 지위에 올랐다. 하지만 플러그파워는 지난 9일 3분기 실적 쇼크와 유동성 위기 등으로 주가가 하루 만에 40% 넘게 급락했다. 한때 70달러였던 주가는 현재 3달러대로 추락했다. 단순하게 계산해도 SK의 지분 가치 손실율은 90%에 육박한다.
SK하이닉스가 2020년 10조3000억원에 인수한 인텔 낸드사업부 ‘솔리다임’도 비슷한 처지다. 인수 이후 통합 과정에 따른 비용 투입과 반도체 시장 침체 등이 겹치면서 지난해에만 3조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SK그룹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투자 실패는 재계 1위 삼성도 예외가 아니다. 삼성물산은 지난 2021년부터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뉴스케일파워에 약 100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최근 뉴스케일파워가 미국에 첫 SMR발전소를 짓는 사업을 철회하면서 주가가 20% 이상 급락했다. 지난해 5월 상장 당시 약 10달러였던 뉴스케일파워 주가는 현재 3달러대까지 떨어졌다. 뉴스케일파워는 두산에너빌리티도 약 7.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았던 니콜라에 1억달러(약 1100억원)를 투자했으나 니콜라가 사기 의혹을 받으면서 추락해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대규모 투자 실패는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재무 구조에 악영향을 미치고 투자자의 불신을 야기할 수 있다. 고금리 장기화가 현실화 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검증 절차를 강화하는 등 투자 시스템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박성우 재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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