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혁신안 실효성 의문…"회장 권한 여전"

박은경 2023. 11. 1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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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아닌 외부 전문가가 의장 맡아야"
"행안부·금융위·금감원 뒷짐 진 자구책"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결국, 중은 제 머리를 깎지 못했다."

14일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마련한 경영 혁신안을 두고 하는 말이다. 혁신안은 중앙회장이 아닌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지만, 전문 경영 대표로 설명한 최고경영자(CEO) 선임 권한은 여전히 이사회 의장인 회장에게 있어서다.

감독 당국인 행정안전부와 금융위원회가 새마을금고 혁신안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새마을금고 관련 이미지. [사진=뉴시스]

새마을금고 혁신자문위원회(위원장 김성렬, 전 행안부 차관)는 이날 중앙회장의 권한을 축소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경영을 담당하는 대표이사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 최대 2년까지 경영을 책임진다.

중앙회장은 이사회 의장과 대외업무만 맡는다. 임기는 4년이다. 당연히 경영 대표의 인사권은 이사회의 몫이다.

이사회의 구성 다변화를 통한 견제와 균형을 위해 전문이사는 확대하고 금고 이사장인 이사는 줄여 이사회장의 전횡을 견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사 3분의 1 이상의 요구로 이사회 소집 및 임원 해임 요구도 가능하게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성렬 혁신위원장은 "대표이사를 추천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인사추천위원회"라며 "인사추천위원회가 외부 전문가를 중심으로 객관적으로 운영되기에 이사회 의장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사추천위원회 의사 결정에 이사회 의장이 개입할 수도 있다는 지적엔 "이번 혁신안은 경영은 대표이사에게 주고 이사회 의장으로서만 역할 하기에 (중앙회장에 대해서도) 충분히 견제할 수 있다"며 "이사회가 의장인 중앙회장이 주도해서 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중앙회장이 의장, 이사회 구성 독립이지 못해"

그러나 혁신위는 이사회 구성안과 관련해 이사장인 이사 현행 13명을 유지하자는 별도 안도 있다고 밝혀, 여전히 이사회 구성안이 선명하게 마무리되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혁신위는 인사추천위원회의 위원 과반수 이상을 외부 전문가로 구성해 인사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제고할 예정이라고도 했으나, 이사회 구성 방식에 따라 여전히 변수가 많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금융권은 이사회가 경영과 내부통제에 의사 결정권을 가지는 만큼 중앙회장이 실질적 권한이 있다고 판단한다. 새마을금고법에선 이사회에 사업 집행부터 임원의 성과 평가 및 선임 권한까지 두고 있다.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의 최종 결정권자라는 점에서 권한이 축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해석이 많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사회 멤버조차도 의장이 컨트롤하는 경우가 많고, 이사 추천부터 의장이 하는데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최소한 외부 전문가가 의장을 맡아서 독립적으로 이사들을 추천하고 운영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대표이사나 경영진에 대한 이사회의 견제 기능은 여전하고, 이사회 의장인 중앙회장에 대한 견제는 인사추천위 괴반수 이상 외부 전문가 선임 및 이사 3분의 1의 임원 해임 요구로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고 촌평했다.

◇ 금융위-행안부는 구경만…"기존과 다를 바 없어"

혁신위는 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와 협의체를 통한 검사·감독 확대도 대폭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계획도 이번 혁신안도 행안부와 금융위·금감원 주도가 아닌 혁신위 자체적으로 마련했다.

혁신위는 감독기관인 행안부와 금융당국 인사가 참여하지 않은 채 외부 전문가들과 새마을금고 일부 지역 이사들로 구성됐다. 금감원과 예보는 필요하면 협의체를 통해 수시 검사를 요청해야 한다. 혁신위는 실질적 검사 참여를 보장한다고 설명했으나, 요청이 협의체에서 합의되지 않으면 아무 의미도 없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는 법 개정을 통해 어떤 금고를 검사할지, 제재 수준을 어떻게 결정할지 등 모든 것을 (금감원·예보와) 협의체를 통해 결정하기에 지금과는 굉장히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혁신안에서 금융당국이나 감독 당국 등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기존과 다를 게 없는 안"이라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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