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잊지마세요 잘 다녀오겠습니다” 4G ERA 제로 철벽 투구, 전역 후 다시 우승 다짐[KS스타]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많이 힘들었죠. 조언도 많이 구했고요. 그래도 결정한 후에는 후회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약 1년 전이었다. 상무 입대가 사실상 확정됐던 LG 우투수 이정용(27)은 순식간에 진로가 바뀌고 말았다. 새로 부임한 염경엽 감독과 면담에서 염 감독은 이정용에게 상무 입대를 일 년 연기하기를 권유했다. 우승을 이루기 위해서는 필승조로 활약하는 이정용이 필요한 염 감독이었다.
선수 입장에서는 특별한 선택지가 없었다. 고민을 피할 수는 없었지만 감독의 권유에 따라 입대를 연기하기로 했다. 대신 정말 후회 없는 시즌을 보내기 위해 철저히 2023시즌을 준비했다. 매 시즌 성적이 우상향하는 만큼 이번에야말로 정점을 찍고자 했다.
원하는 대로 되지는 않았다. 시즌 개막 시점에서 고우석 부상 이탈로 인해 마무리 투수를 맡았다. 그런데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부터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시작부터 주춤했는데 그 여파가 길게 갔다. 팀은 이정용 고정 마무리가 아닌 집단 마무리 체제로 선회했고 이정용은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 놓였다.
그렇게 끝은 아니었다. 절실하게 팀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았다. 염 감독은 이정용과 팀 모두를 살리기 위한 비책으로 이정용의 선발 전환을 꾀했다. 프로 입단 후 한 번도 선발 투수로 등판한 적이 없는 이정용이지만 4, 5선발 두 자리가 빈 상황에서 다른 수가 없었다.
이번 결정은 대성공이었다. 선발 등판을 통해 투구수와 이닝수를 늘려간 이정용은 후반기부터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다. 결정구 포크볼을 장착했고 속구의 구위도 상승했다. 이정용 특유의 안정된 밸런스와 제구, 그리고 구위가 다시 조화를 이뤘다. 팀이 1위 사수를 바라보며 달리던 마지막 구간에서 이정용이 토종 에이스 구실을 했다.
한국시리즈(KS)에서는 다시 불펜에 합류했다. 그리고 1년 전 염 감독이 생각했던 필승조 투수의 모습을 펼쳐 보였다. KS 4경기 4이닝 평균자책점 제로로 활약했다. 시리즈 흐름을 바꾼 2차전 불펜데이에서 첫 번째 중간 투수로 등판해 불펜 8.2이닝 무실점 투구의 시작점을 찍었다. 3차전에서는 만루 위기를 극복하며 세이브를 올렸다. 이닝을 가리지 않고 활약했고 챔피언으로 2023시즌을 마무리했다.
이정용은 딱 1년 전 염 감독에게 상무 입대 연기를 들은 순간에 대해 “많이 힘들었다. 조언도 많이 구했다. 그래도 결정한 후에는 후회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다”며 “전체적으로 봤을 때 많은 공부를 한 2023년이 됐다. 팀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즌에 임했고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분도 정말 좋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내심 KS 전 경기 출장도 바랐다면서 “5차전에서도 내내 스트레칭하면서 등판을 준비했다. KS를 하면서 우리 팬분들이 보내주시는 열기에 정말 큰 힘을 얻었다. 긴장되는 거 없이 그냥 힘만 얻었다”고 미소 지었다.
“야구 하면서 가장 기쁜 순간”이라고 우승 순간을 표현한 이정용은 “내가 아니면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무엇이든 다 하겠다는 마음으로 KS를 치르려 했다. KS 선발 등판 가능성도 있었는데 이 또한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했다. 궂은일은 내가 다 하겠다는 마음이었고 이렇게 결과도 잘 나와서 더 기쁘다”고 말했다.
아쉬움도 있다. 1년 전 입대를 연기했지만 내달 상무 입대가 확정된 상황이다. 즉 다음 1군 무대는 2024시즌이 아닌 전역 이후다.
이정용은 “솔직히 말하면 지금 마음이 좋지는 않다. 내가 인복이 있어서 그런지 우리 팀에 좋은 사람들이 정말 많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동시에 동료들과 떨어지는 게 너무 싫다”며 “잊지 말아 달라. 떠나는 게 아니라 금방 돌아오는 것이다. 잘 다녀오겠다. 와서 또 우승하고 싶다”고 취재진에 인사를 전했다.
염 감독 또한 한결 편한 마음으로 이정용을 바라봤다. 그는 “상무에서는 계획대로 선발을 할 것 같다. 일주일에 한 번씩 선발 등판하면서 올해 좋았던 것을 이어가고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2025년 6월에 오는 걸로 안다. 2025시즌 후반기에 다시 우리 팀 핵심 전력으로 활약해주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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