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통제권 잃은 하마스 "인질 풀어줄테니 휴전하자"

박종원 2023. 11. 1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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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테러범들 남쪽으로 도망중"
美 등 국제사회 휴전 압박 거세
카타르 중재로 '5일 휴전' 논의
하, 정전·인도적 구호 포함 요구

지난 2007년부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지배했던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군의 공세로 가자지구의 통제력을 상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하마스는 5일간 휴전의 대가로 인질 석방을 언급했다.

■하마스, 북부 수도 잃고 남부로 탈출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3일(현지시간)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면서 "테러범들이 남쪽으로 도망치고 있으며 민간인들이 하마스 기지를 약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을 막을 수 있는 병력이 없다"며 "이스라엘군은 모든 지점에서 전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엑스(X)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하마스 의사당을 점령한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사진은 이스라엘군 골라니 보병 연대가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촬영 시기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CNN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같은날 군 부대를 방문해 하마스와 끝까지 전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마스와 전투가 별도의 "작전이나 라운드가 아니라 끝까지 가는 전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제 사회에서는 갈수록 휴전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

13일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브리핑에서 "정치적 관점에서 이스라엘이 휴전에 대한 더 많은 압박을 받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압박은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증가하고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적 압력이 실질적으로 높아지기까지 2~3주가 남았지만, 이스라엘 외무부는 합법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전투는 필요한 만큼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일단 휴전 보다는 인도주의적인 교전 중지를 원한다고 밝혔으나 원하는 교전 중단 시간이 점차 길어지면서 사실상 휴전을 압박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 브리핑에서 "인질 석방의 맥락에서 상당히 더 긴, '몇 시간' 단위가 아닌 '수 일' 단위의 교전 중지를 보길 원한다"며 "현재 노력중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같은날 "협상 중인 인질 석방을 위해 교전을 중지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최근 가자지구 병원들이 이스라엘의 공격 목표에 오른 상황에 대해 "병원은 보호받아야 한다"며 "병원과 관련해 덜 방해적인 행동이 있기를 희망하고 우리는 이스라엘과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 5일 휴전에 인질 석방 논의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일부러 병원 아래 군사 기지를 설치해 환자들을 '인간 방패'로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의 피터 러너 대변인은 13일 미 CNN에 가자시티의 란티시 어린이 병원에서 하마스 작전 본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병원이 "테러 활동을 위해 사용된 것이 분명하다"며 "민간인과 테러리스트들(하마스)이 병원에서 탈출했고 테러리스트들은 인질을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CNN은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하마스가 가자지구 최대 병원이자 이달 3~12일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병원 기능을 상실한 알 시파 병원도 군사 시설로 이용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의 설리번은 "하마스는 병원을 포함해 여러 민간 시설들을 지휘소나 무기 창고, 병력 수용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수세에 몰린 하마스는 휴전하면 납치했던 인질을 풀어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마스 무장조직인 알카삼 여단의 아부 오바이다 대변인은 13일 텔레그램 성명에서 카타르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5일 휴전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주 카타르 형제들이 적군에 억류된 팔레스타인 어린이 200명과 여성 75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적군 포로들을 석방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휴전에는 완전한 정전이 포함돼야 하며, 가자지구 전역에 지원과 인도주의적 구호가 허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마스가 이번 협상으로 석방하는 인질 숫자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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