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주진우 교체 통보에 당황" 이언주 "집권하면 언론장악 주구"
국민의힘 내부도 비판 나와
김윤형 "매끄럽지 않지만, 할 수밖에 없어"
이탄희 "KBS 엉망 만들 것 뻔해, 윤석열 정권 폭주 심판"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박민 KBS 사장 취임과 동시에 벌어진 뉴스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교체사태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당황스럽다”, “집권하면 언론장악의 주구가 된다”, “매끄럽지 않다”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오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과 전화연결에서 '박민 사장 취임 직후 진행자들이 갑작스럽게 하차하거나 프로그램 결방 및 폐지하는 일이 발생한 것을 어떻게 보느냐'는 박지훈 변호사 질의에 “어제(13일) 주진우 라디오 출연하고 왔”다면서 “오후에 제가 통보를 받았다. 그 사회자가 바뀌었다는 (소식을). 그래서 조금 저도 좀 당황을 했다”고 털어놨다.
허 의원은 “쇠뿔에 빼는 것도 좋겠지만, 글쎄요, 박민 사장에게 제가 청문회 때 확답을 받았다. (제가) '열심히 일한 사람들이 두려워하지 않도록 어느 누가 정권을 잡든지 정권에 휘둘리지 않는, 오롯이 국민만 바라보는 그러한 국민의 방송으로서 KBS가 나갈 수 있도록 해주셔야 된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여야가 바뀔 때마다 늘 말이 바뀐다. 방송국도 흔들려서는 안 된다, 어디에 치우쳤다는 말 듣지 않도록 경영해 달라'는 말씀을 드렸고 확답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허 의원은 “그런데 지금 빠르게 변화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어리둥절하게 느끼는 국민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그 부분도 유념해 주셔야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출연 직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KBS 출연자 교체 사태를 두고 “보수진영에서는 시원하다고들 난리다. 진보진영에서는 언론탄압이라고들 난리고”라며 “이 장면은 어디서 많이 봤다. 문재인정권 때도 이랬다. … 상대진영 출연자, 상대진영 경영진을 향한 집단린치도 똑같다. 지금은 태극기, 그때는 진보시민단체였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과반 넘는 침묵하는 다수가 피해자인데, 어느 정치인도 어느 정치집단도 그들 다수를 대변하지 않는다”며 “그때도 언론탄압에 대해 비판하고 지금도 비판하는데, 보수진영에서는 내가 '변했다', '전향했다'고들 한다. 내가 아니라 그들이 변했다. 권력이 사라지면 언론의 자유를 주장했다가 권력이 생기면 언론장악의 주구가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보수측 인사들에게 “이게 아니지 않나? 비정상의 정상화는 니편을 죽이고 내편만 살리는 게 아니라 니편내편 할 거 없이 절차를 지키고 기회를 주고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라며 “일단 지금 나는 핍박받는 자들 편에서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균형과 유연성을 갖춘 권력, 언론에 쿨할 수 있는 권력, 언론종사자들의 언론의 자유와 국민들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권력을 창출하겠다”며 “그때는 방통위도 폐지하고 방송법도 통과시키자…그날이 언제나 올까”라고 밝혔다.
김윤형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과정이 매끄럽다고는 말씀을 못 드리겠다”면서도 “그런데 KBS가 직면해 있는 현재 상황을 봐야 된다”고 말했다. 김 부대변인은 “지금 문제가 되는 프로그램들이 사실 공정성의 문제가 분명히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 않느냐”며 “처음 지적한 게 아니지 않느냐. 이번 조치가 매끄럽지 않지만 할 수밖에 없었던 조치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같은 방송에 함께 출연한 임세은 전 청와대 부대변인은 “진행자가 모르게 앵커가 교체된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을 지금 하고 있는 게 그분이 하고 계신 일들”이라며 “상식에 벗어난 일들을 계속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판사 출신의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저녁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주진우 기자가 하차 통보받고 청취자와 마지막 인사도 전하지 못한 점을 들어 “프로그램 폐지가 이렇게 즉흥적으로 할 일이냐”며 “KBS는 아무런 내부 절차도 검토도 없이 사장 한마디로 좌지우지되는 방송사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윤석열 정부도 즉흥적인 '날림정책'으로 나라기능을 엉망으로 만들더니, 이런 식이면 '정권 낙하산' 사장도 KBS를 엉망으로 만들 것이 뻔해 보인다”며 “국민들이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의 폭주를 심판할 이유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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