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판 리멤버'가 만든 日 최대 벤처 축제…K-스타트업도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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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 못 하신 분들은 일단 대기해주세요."
14일 오후 일본 스타트업 축제 '클라이머스 스타트업 재팬(Climbers Startup JAPAN) 2023'이 열린 도쿄 빅사이트 전시장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일본의 일론 머스크'로 불리는 호리에 다카후미를 보기 위해서다. 당초 600명이었던 예약 인원을 훌쩍 넘긴 사람들이 강연에 몰렸다.
호리에는 1996년 미디어 포털 라이브도어를 설립해 굴지의 인터넷 업체로 키워낸 인물이다. 이후 2013년 우주 스타트업 인터스텔라 테크놀로지를 설립해 민간 기업으로는 일본 최초로 우주에 로켓을 쏘아 올리는데 성공했다.
산산은 '에이트(Eight)'라는 명함관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300만개 기업의 명함이 등록돼 있으며 이를 토대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도록 지원한다. 산산이 클라이머스 스타트업 재팬을 연 것도 기업 간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산산은 지난 4월에 이어 이번에 열린 두 번째 오프라인 행사에서 내용과 볼륨을 크게 키웠다. 특히, 이번에 새로 신설한 펀딜(FUNDeal) 코너가 눈길을 끌었다.
펀딜은 △대기업 △벤처캐피탈(VC)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엔젤투자자와 스타트업이 직접 만나 투자 유치와 사업 연계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행사 시작 전 이미 예약된 상담 건수만 5000건에 달한다. 별도 부스가 아닌 오픈 테이블로 구성된 상담 장소에서 투자자들과 스타트업은 자유롭게 투자와 관련된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참석한 투자사만 400여곳에 이른다.
행사에 참여한 스타트업은 200여곳으로 업종별로는 SaaS 기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산산 관계자는 "일본 스타트업은 B2B 매출을 겨냥한 스타트업이 많다"며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처음으로 한국 스타트업들도 출사표를 던졌다. △엔라이즈 △라이언로켓 △팀스파르타 △휴정 △뤼튼테크놀로지 △롱기스트 등이다. 엔라이즈는 이날 오전 '새로운 세계를 여는..주목! 스타트업'이라는 주제로 열린 드림피칭 데이에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섰다.
이왕재 엔라이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해당 주제에서 피칭에 나선 유일한 한국 기업이었지만 관객들이 반응은 뜨거웠다"며 "오전 11시30분 이른 시간이었지만, 6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렸다"고 말했다. 엔라이즈는 동네 친구들을 연결하는 소셜 디스커버리 서비스 '위피'와 트레이너와 사용자를 연결하는 홈트레이닝 서비스 '콰트'로 일본 홈트레이닝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AI) 플랫폼 '포킷'을 운영하고 있는 라이언로켓도 현장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정승환 라이언포켓 대표는 "AI를 이용해 웹툰을 그려주는 서비스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일본이 만화 강국이긴 하지만 웹툰에 있어서는 한국이 더 발전했다. 일본 역시 최근 웹툰 중심으로 콘텐츠 지식재산권(IP)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만큼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 한국 기업을 연결한 건 일본 회계법인 스타시아다. 스타시아는 일본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들의 현지법인 설립 및 PoC 등을 지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스타시아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경쟁력 있는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을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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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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