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 부활'에도 화물이 발목잡은 대형항공사…연속 흑자 이어간 LCC
지난 3분기 실적을 두고 국내 항공업계의 희비가 갈렸다. 대형항공사(FSC)의 영업이익은 가라앉은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는 흑자전환과 함께 호실적 릴레이를 이어갔다.
대한항공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8% 감소한 5203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 증가한 3조8638억원을 나타냈다. 여객사업의 경우 매출이 2조55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첫 하계 휴가철과 추석 연휴 등 성수기 기간을 맞아 여객수요 강세가 이어지면서 전 노선의 수송 및 수익 증가로 매출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여객기 공급과 유류비·인건비 등 부대비용이 함께 늘어나 영업이익은 크게 줄었다.
화물사업 매출은 부진을 지속했다. 전년 동기보다 51% 감소한 9153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 당시 급등했던 운임 등이 정상화 과정을 거치는 가운데 항공화물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다. 다만 코로나 이전인 2019년 3분기 매출과 비교하면 43% 급증했다는 것이 대한항공 측의 설명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영업실적 호조, 현금성자산 축적, 부채비율 축소 등 재무 안정성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결과 8년 만에 신용등급 A등급 복귀에 성공했다"며 "향후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에도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매출은 13.1% 늘어난 1조7250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44.8% 급감했다. 다만 당기순손실은 312억원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지난해 동기(1723억원)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여객 사업 매출은 늘어났지만 화물사업이 발목을 잡았다. 여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1조2093억원을, 화물 사업은 47.7% 감소한 3557억원을 나타냈다.
아시아나항공은 "국제선 여객기 운항이 증가한 만큼 벨리 카고 공급이 늘어나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글로벌 경기 둔화가 계속되면서 항공 화물 수요가 감소했다"며 "영업이익은 영업비용 증가와 화물사업 수익성 하락의 영향으로 영업비용도 함께 늘면서 줄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는 코로나 기간 여객 사업 부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LCC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등 부진했지만 FSC는 화물사업 확대로 실적을 개선해왔다. 그러나 엔데믹으로 전환 이후에는 화물사업이 FSC의 걸림돌이 되는 모양새다.
실제로 LCC는 올해 들어 잇따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티웨이항공은 이날 3분기 매출이 118% 증가한 3451억원, 영업이익은 34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1분기 첫 흑자전환 이후 3분기 연속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역대 3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제주항공 역시 4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매출은 436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5.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444억원으로 전년 동기(-606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진에어도 매출액은 85% 증가한 3225억원,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한 326억원을 기록했다. 에어부산 역시 제주항공·티웨이 등과 마찬가지로 역대 3분기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항공업계는 4분기에도 여객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지속적으로 공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신규 수요 개발 및 부정기 운항을 통해 수익 극대화를 추진한다. 티웨이항공 내년까지 대형기 포함 7대 항공기를 도입해 노선 확장과 효율적인 기재 운용으로 수익성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여름휴가와 황금연휴로 항공 여행 수요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중·장거리 및 지방공항 발 노선 다양화로 수익성을 높인 점이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며 "다가오는 4분기와 내년에도 효율적 기재 운용과 노선 전략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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