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수요일] 꽃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연모한다는 말을 쉽게 할 수 있다면 깊게 연모하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죽어서 말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면 온전히 죽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슬픔이 단순해지면 달래는 법도 간단할 것이다.
들꽃 같은 생이 내준 향기는 새로운 생명이 얻을 것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모한다고 말하기가 좀처럼 어렵다
어느 날 내가 죽었다면 말하지 못한 것을 후회할 것이다
내가 죽었는데 그걸 모른다면 나는 내 죽음을 후회할 것이다
세상이 단순해져서 슬픔도 단순해진다
환청이 사라지고 말이 쏟아지는 환시가 심해졌다
새벽녘 불쑥불쑥 나타나는 비명이 목숨이었다
언젠가는 모든 숨들이 멈춘다는 걸 노을이 전해주었다
생은 들꽃 같아 눈에 띄지 않게 향기를 잃는다
꽃말의 아름다움이 삶과 죽음의 안타까운 경계에 박힌다
연모한다는 말을 쉽게 할 수 있다면 깊게 연모하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죽어서 말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면 온전히 죽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슬픔이 단순해지면 달래는 법도 간단할 것이다. 모든 숨이 멈추지만 모여서 바람이 된다. 들꽃 같은 생이 내준 향기는 새로운 생명이 얻을 것이다. 죽음은 최대의 기업이지만 입사시험도 자격증도 필요 없다. 주목의 꽃말은 죽음이지만 천 년을 살고, 물망초는 자신의 꽃말을 절대로 모른다. <시인 반칠환>
여론독자부 opinion2@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수 홍진영까지 띄웠는데…'홈쇼핑 당분간 부진' 전망 쏟아지는 이유
- '담배 피우며 수위 높은 '노출'까지'…'성인방송 BJ' 충격적인 정체
- '엄마는 158cm, 나는 177cm' 모델 한혜진, 큰 키 '비결' 공개, 도대체 뭐길래
- '수법 똑같아' 이번엔 '울산 전청조' 파문…피해자 1명은 극단 선택
- 北, 서울 상공서 핵폭발 일으키면…800m에서 10kt 핵탄두 터지면 사망자 4만4000여명[이현호 기자의
- '수능보다 LG 우승'…유광 점퍼 입고 LG 우승 직접 지켜본 '일타강사'의 정체
- 20여년간 성매매 일한 여성의 절규…“창살 없는 감옥이었다” 도움 호소
- '집 앞에 사자가 어슬렁거려요'…주민들 밤새 떨게 한 수사자의 정체는?
- '쟤 좀 봐봐' 식당 테이블에 맨발 '척' 올린 아이…함께 있던 부모는?
- “냉장고 바꿀 때가 됐는데”…LG트윈스 우승으로 화끈한 한 턱 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