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R] 그릇째 들고 먹게 되는 ‘영동 유니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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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에는 오랜 세월 식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온 음식점이 참 많습니다.
그냥 짜장이 아닌 다진 돼지고기를 춘장에 볶아 만드는 '유니 짜장'입니다.
소스 맛을 제대로 내는 방법을 묻자 "물이 일절 안 들어가요. 유니짜장은 물을 넣으면 맛이 달라져요."라고 말합니다.
이 소스가 면발과 어우러질 때 유니짜장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을 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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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에는 오랜 세월 식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온 음식점이 참 많습니다. 충북 곳곳에 있는 맛집을 찾아 맛있는 이야기를 소리로 담아봤습니다. 특별한 날 빠지지 않는 음식하면 ‘짜장면’을 떠올리는 분들 많으시죠. 외식문화가 발달한 요즘은 얘기가 다르지만, 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입학식이나 졸업식 등 행사가 있는 날 가족들과 중화요릿집에서 외식한 ‘공통의 기억’을 가진 분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충북 영동군 황간면에는 수십 년 동안 이 기억 속 배경이었을 중화요릿집이 지금도 존재합니다. 3대에 걸쳐 60여 년 넘는 역사를 이어가고 있죠. 최근에는 ‘백종원이 다녀간 집’으로 불리며 줄 서서 먹는 집이 됐습니다. 그 바람에 메뉴판이 단출해졌죠. 손님들이 헛걸음하지 않도록 오직 짜장, 짬뽕, 탕수육만 차려냅니다. 이집의 상징과도 같은 메뉴는 ‘짜장’입니다. 그냥 짜장이 아닌 다진 돼지고기를 춘장에 볶아 만드는 ‘유니 짜장’입니다. 주재료인 양파와 배추 역시 잘게 다져서 사용합니다. 소스에는 딱히 건더기라고 할 것이 없어 그릇째 들고 ‘후루룩 후루룩’, 말 그대로 짜장면을 흡입하는 진풍경이 펼쳐지죠. 체면 불고하고 바닥까지 싹싹 긁어 먹게 만드는 건 ‘소스’ 때문입니다. 소스 맛을 제대로 내는 방법을 묻자 “물이 일절 안 들어가요. 유니짜장은 물을 넣으면 맛이 달라져요.”라고 말합니다. 물을 대신하는 것은 채소에서 나오는 수분입니다. 그러니 재료가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죠. 채수로 만든 소스는 더욱 깊고 진한 풍미를 냅니다. 이 소스가 면발과 어우러질 때 유니짜장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을 낼 수 있습니다. 이집은 하루 동안 숙성한 반죽으로 직접 면을 뽑아 사용합니다. 60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동일하죠. 아들은 ‘아버지가 가르쳐주신 그대로 하면 된다’며 말 잘 듣는 착한 아들을 자처합니다.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 아버지는 그런 아들을 “가끔 투덜거릴 때가 있어도, 말뿐”이라며 “꾀부리지 않고 묵묵히 해나가고 있다”고 칭찬합니다. 이곳 짜장면에 추억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퍽 잘된 일입니다. 기억과 기대 사이에서 실망할 일은 없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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