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가공세 극복한 삼성SDI 편광필름

정유정 기자(utoori@mk.co.kr) 2023. 11. 1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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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용 필름 등 고부가제품 주력
기술력 앞서 中 패널사도 구매
OLED·폴더블소재 등 다각화
올 들어 분기마다 실적 급성장

국내 석유화학 회사가 벌이는 편광필름 사업이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에 부진을 겪는 가운데 삼성SDI 전자재료 사업부는 TV용 대형 편광필름 사업이 호실적을 올리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14일 삼성SDI에 따르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를 생산하는 전자재료 사업부는 전방 수요 악화에도 올해 3분기 견조한 실적을 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6.6% 증가한 6082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5.6% 늘어난 8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3.9%, 영업이익은 3.8% 늘었다.

세계 경기 침체에 따라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감소했지만, 성능 차별화로 편광필름 부문 매출이 확대된 것이 호실적을 낸 배경이다. 편광필름은 패널에서 액정과 조합해 전기 신호에 따라 빛을 차단하거나 통과시키는 광학필름이다. 화소 밝기를 조절하고 색을 재현한다.

이는 다른 석유화학 업체들이 디스플레이용 필름 사업에서 고전하는 것과 대조된다. 최근 LG화학은 IT 소재 사업부의 필름 사업 중 편광판과 편광판 소재 사업을 중국 업체에 매각했다. 중국 시장에 폴더블폰용 투명 폴리이미드(CPI)를 공급해온 코오롱인더스트리 필름·전자재료사업부도 6개 분기 동안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이같이 차이가 나는 것은 삼성SDI가 고부가가치 제품인 대형 편광필름 사업에 집중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IT 제품용 소형 편광필름은 중국 업체들이 저가 공세에 나서며 출혈 경쟁이 심화됐지만 TV용 편광필름은 삼성SDI가 기술력에서 앞서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SDI는 관계사인 삼성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중국 BOE와 CSOT, 대만 AUO 등 패널 업체에도 편광필름을 납품하고 있다.

중국이 액정표시장치(LCD) 최대 제조국으로 떠오르자 삼성SDI는 일찌감치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삼성SDI는 중국 TV 대형화에 대비해 2017년부터 중국 장쑤성 우시에 편광필름 공장을 가동했다.

또 편광필름뿐만 아니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폴더블 광학용 투명점착필름(FOCA) 등을 개발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 점이 호실적을 기록하는 데 영향을 줬다.

삼성SDI 전자재료 사업부는 OLED 증착 소재와 박막봉지(TFE)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TFE는 수분, 공기 등 외부 환경으로부터 OLED 소자를 보호해주는 소재다. FOCA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게 하는 핵심 소재다.

올해 3분기 OLED 소재는 모바일 제품용 수요 증가로 전자재료 사업부의 매출과 이익 증가를 견인했다. 삼성SDI가 생산하는 OLED 증착 소재와 TFE는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모바일용 OLED 패널은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와 애플 아이폰에 탑재된다.

고부가가치 디스플레이 소재를 생산하기 위한 연구개발(R&D)도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혁신성을 인정받아 'OLED용 프리믹스 인광그린호스트'로, 2020년에는 'QLC 편광필름'으로 IR52 장영실상을 받았다.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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