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계열사 우대? …'앱 연동 금지' 논란

네이버서 쇼핑 상품 검색때
앱 설치 유도 금지 요구
계열사 크림 앱은 연결가능
크림 "기술 부족 … 준비 중"

네이버가 점유율 과반을 차지하는 온라인 쇼핑 가격 비교 서비스를 통해 자사 관련 서비스에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네이버쇼핑에서 특정 상품을 검색할 때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 대해서는 해당 업체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거나 설치를 유도하게끔 안내하는 것을 금지한 반면, 자사 계열사에서 운영하는 리셀 플랫폼 '크림(KREAM)'은 곧장 앱을 연동해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온라인 쇼핑 가격 비교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의 점유율은 70% 이상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쇼핑 주요 입점사를 대상으로 '자사 앱 유입 및 다운로드 유도 행위 금지'와 관련된 안내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안내를 받은 곳은 쿠팡, 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 등 e커머스 플랫폼과 패션 버티컬 플랫폼을 비롯해 네이버쇼핑에 입점한 주요 e커머스 업체로 전해진다.

안내문의 요지는 소비자가 모바일로 네이버 홈페이지에 접속해 쇼핑 검색 시 입점사 상품을 클릭했을 때 상단에 '앱 설치'를 안내하거나 '앱 다운로드'로 바로 연결되는 링크를 삽입하지 말라는 것이다. 네이버 측 요청에 따라 일부 업체는 즉각 모바일 DB 연동을 수정해 자사 앱 연동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업체들도 조만간 같은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가 이러한 요구를 하는 배경은 '수수료 매출'이다. 네이버는 입점 업체와 계약해 자신들의 서비스(네이버쇼핑 검색)를 통해 입점사 쇼핑몰에서 순매출이 발생했을 때 '매출 연동 수수료'를 받는다. 입점사 앱에서 거래가 이뤄지면 수수료를 받을 수 없어 이를 금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독과점 플랫폼인 네이버가 계열사에는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현재 네이버쇼핑 검색에서는 네이버의 리셀 플랫폼 크림의 상품이 지난해 6월부터 고객에게 노출되고 있다. 이는 크림도 분명 네이버쇼핑 입점업체라는 의미다. 하지만 네이버쇼핑 검색 결과에서 크림 상품을 클릭하면 크림 모바일 앱이 실행된다. 경쟁 관계에 있는 타사에는 앱 설치를 유도하거나 전환하는 마케팅을 막으면서 계열사는 되레 키워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심지어 네이버쇼핑은 소비자 휴대폰에 해당 쇼핑몰 모바일 앱이 설치돼 있으면 앱을 연동하지 않고 모바일 웹페이지로 연결해준다.

업계 안팎에서는 네이버쇼핑의 이러한 행위가 독과점 플랫폼인 네이버의 '자사 우대'로 불공정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온라인 플랫폼의 독과점 심사지침상 경쟁 제한 행위로도 볼 수 있다. 이에 네이버는 "앱 유도 마케팅을 정책상 금지하고 있어 최근 규칙을 위반한 사업자에 마케팅을 하지 말아달라는 안내 메일을 보냈다"며 "크림 또한 정책을 지키지 않고 있어 크림에도 안내를 보냈다"고 밝혔다. 크림 측은 "상품 클릭 시 앱 전환이 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 없어 이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효혜 기자 / 정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