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분석] 밴픽 도사 양대인, 웨이보의 결승행을 지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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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인 감독의 가장 큰 장점은 높은 게임 이해도와 이를 통해 구상해오는 변칙적인 밴픽 전술이다. 이 장점은 흔히 '몸비틀기'라고 불리는, 다전제에서의 밴픽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국내 무대에서도 담원을 이끌면서 다전제마다 변칙적인 밴픽을 보여줬다. 특히 양대인 감독은 주도권을 쥘 수 있는 픽을 바탕으로 약속된 플레이를 통해 본인들의 승리 플랜을 구축하는 밴픽을 선호한다.
BLG전 밴픽에서도 이런 그의 성향이 명확히 드러났다. 블루 사이드로 시작한 1세트부터 상대의 선호픽을 모두 자른 뒤, 럼블과 벨베스를 중심으로 상체 주도권을 강하게 쥐는 픽을 가져왔다. 특히 상체에서 2AP를 먼저 가져간 뒤 상대의 밴이 AD 정글에 빠진 상황에서 가져간 벨베스 픽은 밴픽적으로 아주 유효했다. 이를 활용해 벨베스에게 초반부터 힘을 실어준 웨이보는, 먼저 6레벨을 찍은 벨베스가 탑쪽 카운터 정글을 통해 상대를 몰아내고 탑-정글 게임을 완성시키며 게임을 손쉽게 가져왔다.
3세트가 양대인 감독 밴픽의 정수를 보여줬다면, 5세트는 양대인 감독의 변화를 보여준 밴픽이었다. 양대인 감독은 그간 꽤 많은 다전제에서 5세트, 소위 '풀꽉' 승부를 펼쳐왔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기에서 그는 5세트에도 본인의 스타일대로, 아니 오히려 5세트라서 더 본인의 스타일을 고수하며 독특한 밴픽을 해왔다. 대표적인 경기가 정글 니달리를 기용한 젠지와의 22년 스프링 플레이오프 경기였다. 해당 경기에서 니달리와 직스를 활용해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았으나, 마지막 순간 미끄러지면서 결국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이번 5세트에선 달랐다. 부담감이 큰 5세트에서 오른과 마오카이, 레나타로 궁극기 시너지를 챙긴 한 타 조합을 가져간 것. 그러면서도 밴픽을 뜯어보면, 블루진영 2,3 픽에서 레나타-칼리스타를 완성시킨 뒤 애쉬와 라칸을 닫으면서 바텀에서의 변수를 최소화했다는 디테일 역시 챙겼다. 결국 단단한 한 타 조합을 구성한 웨이보가 교전에서 얻은 이득을 바탕으로 게임을 가져가 결승 행의 주인공이 됐다.
물론 밴픽은 감독 혼자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양대인 감독이 거친 팀을 살펴보면, 양대인 감독이 주도하는 밴픽은 무언가 다른 색깔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과연 결승에서도 그의 독창적인 색깔이 묻은 밴픽이 나올지가 기대되는 이유다.
허탁 기자 (taylor@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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