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에 응답없는 與중진·친윤 …'낙동강 하류당' 머물셈인가 [사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중진·친윤 의원들에게 '험지 출마'를 거듭 요청하고 있지만, 이에 호응하는 현역 의원들은 아직 한 명도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역구 사수, 지지모임 세 과시 등을 통해 당내 반발 분위기만 더 확산되는 형국이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이후 혁신위까지 출범시켰지만 당 내부에 진심으로 개혁·쇄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인 위원장은 14일 한 언론과 만나 "몇천 명을 버스로 동원한 사람도 있다"고 불쾌한 속내를 내비쳤다.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이 지난 11일 지지자들을 모아 세 과시를 하며 험지 출마 요구를 거부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대통령을 사랑한다면 희생해 달라"고 계속 요청했지만 사실상 거부당하자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셈이다. 앞서 원내대표를 역임한 5선 중진 주호영 의원도 지역구인 대구를 떠나지 않겠다고 밝혔고,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김기현 대표도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인 위원장은 "시간을 좀 주면 분명히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100% 확신한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중진·친윤 의원들이 "일단 버티고 보자"며 시간을 계속 끈다면 개혁 공천 취지는 갈수록 퇴색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혁신위 내부에서는 이렇게 냉대를 받을 바엔 차라리 조기 해체를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일종의 '배수진'이다.
혁신위의 험지 출마 요구가 끝내 '희망 고문'에 그친다면 그것은 국민의힘이 '낙동강 하류당'임을 자인하는 셈이다. 중도층·젊은 층 유권자들의 개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어떻게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이기겠다는 것인가. 집권 여당이 승리하지 못하면 윤석열 정부의 남은 임기 3년도 결코 순탄치 못하고, 국정 혼란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으로 돌아오게 된다. 금배지를 한 번 더 다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 중진·친윤 의원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진정으로 '선당후사' 정신을 갖고 있다면 혁신위의 요청에 응답해야 한다. 그게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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