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휙휙~찔러" 초중생 '칼부림' 놀이... '당근칼'인기라는데, 우려는?

잭나이프처럼 칼접고 펴는 방식...완구지만 실제와 비슷, 모방 칼부림 행위 우려

요즘 초중생 사이 당근칼이 유행이다. SNS에서는 해당 당근칼 관련 콘텐츠를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유튜브 _ 당근칼 검색시 나오는 콘텐츠 갈무리]

"휙휙~찌르고 빠지고" "간지나게 돌리기"

"요즘 학교에서 이 것 할 줄 모르면 아웃이래요"

무슨 바람이 분걸까. 요즘 초중생 사이에는 당근칼이 유행 중이다. 당근칼은 플라스틱 재질의 칼 모형 완구다. 이로 인해 학부모들과 교육계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당근칼은 당근처럼 생긴 완구로 접이식 주머니칼, 이른바 '잭나이프'처럼 칼집에 연결된 칼날을 접고 펴는 방식으로 조작된다. '당근칼을 멋있게 조작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영상을 SNS와 유튜브·틱톡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당근칼에 더해져 당근총 조작도 인기다.

당근칼은 조작 과정에서 경쾌한 소리가 난다. 형광색 등 화려한 색상도 인기 요소다. 1000~2000원으로 비싸지 않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당근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된 연령은 14세 이상이다. 하지만 무인 편의점, 중고 거래 웹사이트 등에서 연령 제한 없이 판매되고 있다.

당근칼 당근총...실제 모습과 흡사해, 아이들 행동 우려

실제로 SNS에서 당근칼을 검색하면 '당근칼 기술', '당근칼 멋있게 돌리는 법'을 안내하는 문구가 연관 키워드로 나열된다. 특히 10대가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인 틱톡에서 당근칼 관련 영상도 인기다. 당근칼 완구는 칼날이 뭉툭하고 칼끝이 둥글어 다칠 위험은 적다.

하지만 실제 칼과 총모양을 하고 있어 폭력적인 놀이 문화를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당근칼과 당근총을 조작하고 난 후 사람의 몸을 찌르거나 사람을 향해 총을 쏘는 흉내를 내는 놀이는 자녀의 '칼부림-총살 범죄' 모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경희대 아동가족학과 장경은 교수는 "일단 실제 나이프와 너무 흡사하게 만든 것을 장난감으로 판매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아이들이 사용하는 장난감이라면 놀잇감 및 놀이기구 등에 대한 일정한 기준이 있듯이 범죄 모방의 우려가 있을만큼 실제 흉기류와 너무 유사하게 만들어져서 아이들 놀잇감으로 판매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당근칼에 이어 당근총도 인기다. 어렵지 않게 조작할 수 있고, 방아쇠를 당기는 등의 놀이로 폭력성을 노출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유튜브 _ 당근칼 검색시 나오는 콘텐츠 갈무리]

걱정은 부모들의 몫이 됐다. 맘카페에서는 당근칼 놀이에 대한 부작용을 걱정하는 의견이 많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동네에서 장난감 칼을 사서 노는데, 손 동작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아무리 장난감이라고 이게 유행이라니, 혹여나 아이들이 장난감이 손에 익어 진짜 칼을 아무렇지 않게 갖고 놀까 염려된다"고 토로했다.

장경은 교수는 "건전한 놀잇감 및 놀이문화에 대해서 가정에서부터 자녀에게 충분한 교육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아이들이 적절한 놀잇감과 놀이 문화를 스스로 선택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가정에서 부터 그와 관련된 지식과 태도 등을 계속 교육을 통해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금 시대에 여러 유해환경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노출이 전혀 안되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아이들이 건강한 놀이 문화가 무엇인지 그리고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 잘 알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계속 가정과 학교에서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우려가 커지자 일부 교육청과 학교들에서도 '당근칼 금지령'이 내려졌다. 대구시교육청은 최근 관내 초·중학교에 '당근칼 소지에 대해 유의해 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했고, 충남교육청도 최근 초등학생 사이에서 당근칼 완구가 유행하면서 안전사고와 폭력 우려가 커짐에 따라, 학생 위해물품 구매·소지 금지 교육을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