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김기현 대표가 ‘박정희 추모’에 진심인 이유 ‘왜?’

조미덥 기자 2023. 11. 1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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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60대 이상 전통 보수 지지층 공략
박근혜와 ‘정치적 연대 모색’ 해석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6돌 문화행사’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여권 지도부가 최근 잇따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있다. 대구·경북(TK)과 60대 이상의 핵심 지지기반을 다지고,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연대도 자연스럽게 강화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6돌 기념식’에 참석했다. 전날 국회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사진전’에서 축사를 하고 연이틀 박정희 전 대통령 행사에 간 것이다. 그는 기념식 후 기자들에게 “오늘의 기적을 만든 박정희 대통령 정신을 기억하면서 정통 보수, 합리적 보수의 맥을 잇는 국민의힘이 박정희 정신을 더 발전적으로 계승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졌다”고 말했다.

여권의 ‘박정희 띄우기’는 윤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데서 시작됐다. 윤 대통령은 중동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추도식장을 찾아 “박정희 대통령의 정신과 위업을 발판으로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구 사저를 방문해 “박정희 대통령 시절 국정운영을 돌아보며 배울 점을 국정에 반영하고 있다”고 했고, 12일엔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서 새마을운동을 시작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위대한 지도자”로 칭송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서 박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을 마치고 함께 묘소 참배에 나서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신당 창당 스텝을 밟는 상황에서 전통 보수 지지층을 다지는 행보로 볼 수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이날 통화에서 “유일하게 영남에 기반을 두지 않은 보수 대통령으로서 TK 지지율을 흔들리지 않게 잡으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박정희 시대의 고도성장을 부각하며 60대 이상의 노스탤지어(향수)를 자극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갤럽 기준 11월1주(10월31일~11월2일) 48%까지 빠졌던 TK 대통령 지지율은 11월2주(7~9일) 조사에선 55%로 7%포인트 상승했다.(무선전화 인터뷰, 응답률은 각각 13.8%와 1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 박 전 대통령과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계승한다는 점을 내세워 딸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연대를 모색한다는 해석도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고리로 윤 대통령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해 구속했다는 부담도 덜 수 있다. 국민의힘은 최경환 전 부총리,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친박근혜계 인사들이 TK에서 총선을 준비하고 있어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 대표 입장에선 윤 대통령을 대신해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으면서 아직 윤 대통령의 신뢰를 받고 있음을 강조하려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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