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여파…'2030 집주인' 12만명 뚝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김유신 기자(trust@mk.co.kr) 2023. 11. 1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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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집값 떨어지고 금리 급등
무리하게 낸 빚 감당못해 처분
30대 자가보유 역대최대 감소
고금리 장기화, 고통 더 커질듯

온갖 대출을 끌어다가 내 집 마련에 나섰던 '2030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한 사람들)'이 지난해 대거 주택 처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크게 떨어지는데 대출 금리는 무섭게 치솟자 빚내서 주택을 샀던 20·30대 젊은 층이 집부터 내다판 게 통계 수치로 확인됐다.

가계자산이 넉넉지 못한 젊은 층은 금리 급등기에 이자비용 증가를 견디기 가장 어려운 계층으로 꼽힌다.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어 20·30대 연체율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30세 미만과 30대(30~39세) 중 주택 소유자 수가 2021년 대비 각각 1만7000명, 10만6000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39세 이하에서만 12만3000명이 급감한 것이다. 증감률로는 각각 6.0%와 6.4% 줄어든 것인데, 같은 기간 20·30대 인구 감소율(2.6%)을 크게 앞지른다.

30세 미만 주택 소유자는 전년만 해도 2만6000명이 늘었는데, 1년 새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30대의 주택 보유자 감소폭은 통계가 만들어진 2012년 이래 가장 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30대 이하는 축적한 자산이 별로 없기 때문에 대출을 많이 끼고 집을 살 수밖에 없다"며 "다시 집을 사지 않았다면 높은 가계빚 부담을 이기지 못해 보유 주택을 처분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주택을 폭풍 매도한 탓에 30대의 주택 보유 비중은 10.1%로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전체 주택 보유자 중 30대 비중이 2016년만 해도 13.8%였는데 10% 아래로 떨어질 위기에 놓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도 "20·30대는 단체채팅방 등을 통해 정보 습득이 빠르고 금융지능이 높다"며 "일부는 집값 하락 초반에 미리 팔았을 수 있고, 일부는 대출 이자를 견디지 못해 막판에 처분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집을 팔지 못했거나 집값 상승을 기대하며 버티고 있는 '영끌족'의 고통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19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집값이 올라갈 거라고 예상하더라도 자기 돈으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고 레버리지(빚)를 내서 하시는 분이 많다"며 "그분들이 혹시 다시 예전처럼 1%대로 기준금리가 떨어져서 비용 부담이 작을 것이란 생각으로 하신다면 그 점에 대해서는 제가 경고를 드리겠다"고 이례적으로 말했다.

[문지웅 기자 /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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