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받고 SK는 못 받았다는데…K배터리 투자 ‘무슨 일’
영업이익 기업만 수혜 대상
“적자 기업엔 현찰 지급해야”
배터리 해외공장 투자 늘어도
국내 소재 업체 혜택도 확대
14일 업계에 따르면 김상훈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국민의힘)은 한국무역협회·한국산업연합포럼과 함께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IRA 직접환급제 도입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배터리업계는 이차전지 등 국가전략기술 투자 세액공제 직접환급제 도입을 요구해 왔다.
현행법상 국가전략기술 사업화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형태는 법인세 공제만 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영업이익을 내지 못한 기업은 세액공제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법인세는 이익을 토대로 산출된 과세표준을 기준 삼아 세율이 적용되고 세액이 산출돼서다.
정부는 이년(移年) 제도를 통해 이익이 발생하는 시점에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각국 배터리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한 만큼 현시점에 체감할 수 있는 초기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SK온이다. SK온은 연달아 적자를 내면서 국가전략기술 투자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한 채 모두 이월된 상황이다. 세액공제액만 보면 2021년 52억2000억원, 지난해 393억원에 이른다.
김승태 배터리산업협회 정책지원실장은 지난 8월 간담회를 통해 “배터리처럼 초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의 경우 당장 이익을 내기 어려운 기업도 많다”며 “이익이 나지 않더라도 투자 규모에 따른 세액공제분을 직접 환급해주면 투자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환급제 수혜 대상은 대기업뿐만이 아니다. 오히려 배터리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이 더 큰 수혜를 받을 수 있다.
고창국 SK온 부사장은 “해외 배터리 생산공장을 만들면 장비나 소재, 부품, 광물을 공급하는 업체들의 투자는 많은 부분 국내에서 이뤄진다”며 “1조를 (해외에) 투자한다면 이 가운데 건설이 40%이고, 60%가 설비인데 설비 중 94%는 국내에서 미국으로 도입하는 경우여서 배터리 생태계에 있는 기업들에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경제계도 직접환급제를 입법과제로 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올 7월과 지난 3일 각각 국가전략기술 투자 세액공제를 직접 환급하도록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정부·국회에 건의했다.
이미 법안도 나왔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영업손실로 국가전략기술 사업 투자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더라도 세액공제분만큼의 금액을 현금으로 직접 환급받도록 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IRA상 첨단제조세액공제(AMPC)의 경우 제조자가 세액공제 대신 미국 국세청으로부터 현금으로 환급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전략산업 기업 110곳 중 70%는 필요한 투자자금 가운데 60%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이날 “배터리는 수주산업으로 대규모 투자가 선행돼야 하지만 우리 기업은 투자 자금 부족으로 글로벌 배터리 수요 증가에 대응한 신속한 추가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장 건설·수율 확보를 위한 향후 1, 2년 내 수주경쟁의 결과가 5~6년이 지난 시점에서 시장 점유율을 좌우해 단기적 자금 조달 능력이 수주 경쟁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중장기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판도를 결정할 향후 1~2년간 배터리 설비투자 확대를 위한 집중적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 시기를 놓치면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려 글로벌 시장점유율에서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는데 최근 확대된 국가전략기술 투자 세액공제의 실질적 지원 효과가 낮은 문제를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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