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에게 강제로 ‘20cm 잉어문신’ 새긴 무서운 형

“중학생들이 원해서 문신한 것” 주장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사진. 전북경찰청 제공

인천에 사는 중학생 2명은 지난해 10월 ‘무서운 형’의 호출을 받고 한 모텔로 불려갔다. 그들을 모텔로 부른 건 평소 협박하고 돈을 뜯어내기도 했던 고교 자퇴생 A(16) 군이었다. A 군은 모텔에서 전동 문신 기구를 이용해 중학생들에게 문신을 새겨줬다. 한 명의 허벅지에는 길이 20㎝가량 잉어 문신을 새겼다. 또 한 명에게는 어깨와 가슴 부위에 도깨비 문신을 새겼다. 마취는 없었다.

이후 중학생 부모의 신고로 A 군은 경찰에 붙잡혔다. 다만 경찰 조사에서 A 군과 중학생들의 진술이 엇갈렸다. A 군은 "중학생들이 원해서 동의를 받고 문신을 새겼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중학생들은 "문신을 하기 싫었는데 (나를)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경찰은 A 군에 대해 상해와 의료법 위반 등을 적용해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검찰은 보완 수사 과정에서 바늘이 달린 전동 문신 기계를 ‘위험한 물건’으로 보고 상해 혐의를 특수상해로 변경했다. 검찰은 또 A 군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중학생들로부터 2만 원가량을 빼앗은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A 군에 대한 첫 재판이 14일 인천지법 형사9단독 정희영 판사 심리로 열렸다. 검은색 패딩과 청바지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A 군은 생년월일과 주거지 등을 확인하는 재판장의 인정신문에 담담한 목소리로 답했다. 첫 재판에서 변호인은 혐의를 부인하고 나섰다. 강제 문신이 아니라 자발적 동의에 의한 문신이라는 A 군 주장의 반복이었다.

A 군의 변호인은 "특수상해 혐의는 부인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요청에 따라 문신 시술을 한 것이며 문신 시술 행위 자체도 의료행위로 상해죄를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앞서 기소 과정에서 "A 군은 피해자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신체·정신적 피해를 줬다"며 "사안이 중대하고 피해도 크다고 보고 검찰시민위원회 회의를 거쳐 기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