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의 미운오리새끼가 KS MVP가 되었다···오지환이 MVP를 욕심냈던 진짜 이유
오지환(33·LG)은 한동안 LG 안에서 애증의 선수였다. 2009년 고졸 1차지명 신인으로 입단한 뒤 LG 미래를 책임질 내야수라며 구단이 수많은 풍파 속에도 공을 들인 선수다. 통산 최다 안타 기록을 세우고 레전드로 은퇴한 박용택도 LG의 후계자로 일찍이 오지환을 지목했었다. 그러나 오지환의 성장 속도는 빠르지 않았다. 20대의 오지환은 구단이 아끼는 미완의 내야수였다.
LG 밖에서는 공격도 많이 받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따고도 오지환을 선발한 것이 문제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20대의 오지환에게는 큰 마음의 상처를 안겼고, 대신 성숙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오지환은 이후 국가대표로 선발될 때마다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뛰었다.
10년 동안 가을야구에 한 번도 가지 못했던 LG의 암흑기처럼, 쉽지 않았던 20대 선수 시절을 보낸 오지환은 지금 LG의 중심이다. 그리고 LG에 29년 만에 우승을 안기면서 프로야구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오지환은 지난 13일 LG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2차전 솔로홈런, 3차전 결승 3점 홈런, 4차전 3점 홈런으로 역대 한국시리즈 사상 최초로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5경기에서 19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 6득점의 활약을 펼쳐 MVP로 선정됐다.
LG의 마지막 우승이었던 1994년 한국시리즈에서는 LG의 영원한 레전드, 마무리였던 김용수가 MVP를 차지했었다. 그 뒤를 29년 만에 잇고 선배들에게, 팬들에게 보답했다. 또한 지난 날을 모두 보상받은 듯한 기쁨에 오지환은 많이 울었다.
오지환은 “한국시리즈 MVP를 욕심냈던 이유는 레전드 선배들의 뒤를 따를 수 있는 일종의 훈장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많은 선배들이 도전했지만 실패했던 우승이다. 힘든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은퇴해서도 내세울 수 있을 정도로, 내가 남아있는 LG에서 상징적인 것을 얻어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를 소개할 때 붙는 수식어들은 주로 아쉬움이 포함돼 있다. 이제 이 MVP로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였다고도 기억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웃었다.
LG는 1997년에 “다음 한국시리즈 MVP에게 주겠다”며 사 놓은 명품 시계 롤렉스를 고이고이 모셔두고 있었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그 시계를 내가 갖겠다”며 활약을 약속했던 오지환은 진짜 MVP를 차지하고 그 약속을 지켰다.
너무도 오래된, 간절한 염원을 어린 선수 시절 암흑기를 겪으며 직접 체험했기에 오지환은 그 시계가 LG 역사의 상징이 될 소중한 유산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오지환은 “시계를 아직 직접 보지는 못했다. 사실 고민이 많다. 그 시계는 말하자면 구본무 선대 회장님의 유품인데, MVP가 되었다고 그것을 내가 차고 다닌다거나 할 수는 없는 일 같다. 받게 되더라도 구광모 회장님께 다시 반납하려고 한다”며 “그럼 좀 더 좋은 요즘 시계를 주실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웃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종합] 토니안 “거울 깨고 피 흥건···조울증+대인기피증 앓아” (새롭게 하소서)
- ‘음주 튀바로티’ 김호중, 징역살이 억울했나···즉각 ‘빛항소’
- ‘마약투약·운반 의혹’ 김나정, 경찰에 고발당했다
- ‘송재림 사생활’ 유포한 일본인 사생팬에 비판세례···계정삭제하고 잠적
- [스경X이슈] “잔인하게 폭행” VS “허위 고소” 김병만, 전처와의 폭행 논란…이혼 후 재발한
- 한지민♥최정훈, 단풍 데이트 ‘딱’ 걸렸네…이제 대놓고 럽스타?
- 빈지노♥미초바 득남, 옥택연·로꼬·김나영 등 축하 물결
- [스경X이슈] 김광수가 되살린 불씨, 티아라·언니 효영에도 붙었다
- 최동석 ‘성폭행 혐의’ 불입건 종결···박지윤 “필요할 경우 직접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