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를 '친환경 수소' 허브로…에너지 강국 꿈꾸는 유럽 남부국가들
스페인, 포르투갈 등 남부 발전소 프로젝트 추진
풍력 중심의 북해 북부 발전소 대응
유럽 남부 국가들이 북해 주변 풍력 중심의 북부 발전소에 대응해 지중해 유역을 친환경 수소경제 허브로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유럽 남부 발전소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유럽 대륙은 값싼 재생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탄소 배출 중공업도 에너지 전환에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진단이다.
13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친환경 수소를 중심으로 한 남부 에너지 수요는 현실화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원래 지중해는 유럽의 천연가스 통로로 알려져 있다. 이 곳의 6개 파이프라인이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을 연결한다. 유럽은 이를 통해 천연가스 수입의 3분의 1 이상 의존한다.
이코노미스트는 재생 에너지 시대 지중해 연안 국가들은 자연 에너지를 얻기 위한 최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페인은 평균적으로 ㎡당 연간 4575kwh의 햇빛을 받고 있고, 모로코는 독일의 두 배인 5563kwh의 태양열을 확보하고 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북부 아프리카와 중동 사막과 마찬가지로 충분한 땅도 가지고 있다. 모로코 등 일부 지역에선 햇빛과 바람이 풍부해 수소 전기 분해기를 거의 쉬지 않고 가동할 수 있는 지역이라고 꼽았다. 독일 재생에너지 회사인 바이와알이에서 태양광 사업을 운영하는 베네딕트 오트만은 "전 세계에 이러한 지역은 10곳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2009년에도 독일 주도로 사하라 사막을 거대한 태양열 발전소로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하지만 2009년 추진한 '데저텍(사막+테크놀로지)프로젝트'는 기술 비용 문제로 사라졌다. 현재 태양광 기술 진화로 비용 문제는 해결됐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소의 평균 전기 비용은 2010년 kwh당 0.45달러에서 지난해 0.05달러로 하락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남부의 수소 프로젝트는 데저텍 시대보다 훨씬 더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수소와 그 파생물은 유럽의 철강 및 화학 산업을 위한 무탄소 공급 원료로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인데다 수소 에너지의 걸림돌인 운송 문제도 해결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좀더 저렴하고 효율적인 전해조를 통해 전기를 수소로 변환한 다음 액체 암모니아와 같은 가스로 운송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분석가들은 몇 년 안에 북아프리카에서 생산되는 그린 수소 가격이 ㎏당 1.50달러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위원회는 탄소 배출량 감축을 목표로 수소 사용 확산을 위해 '수소 가속기'부터 거래를 촉진하기 위한 '유럽 수소 은행'에 이르기까지 6개 이니셔티브를 마련했다. 집행위원회는 국가 보조금 규정을 완화했다. 알제리와 튀니지에서 오스트리아와 독일로 연결되는 3300km의 수소 파이프라인에 자금이 배정됐다. 북아프리카의 수소 프로젝트는 유럽부흥개발은행(EBRD)등의 투자를 받을 예정이다.
일부 국가들도 친환경 수소 경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이베리아 반도를 친환경 수소 허브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국가전략에 착수했다. 중공업 탈탄소화에 필요한 수소의 최대 70%를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독일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독일은 이미 자국 기업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80억 유로(86억 달러) 이상의 예산을 책정했다. 독일 외무부는 주요 국가에 6개 수소 대사관을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수소 외교'에 나섰다. 최근 수소 거래 플랫폼인 H2Global도 설립했다.
유럽 남부의 수소 프로젝트 활성화를 위해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있다. 수소는 암모니아 형태로 선박을 통해 운송되는데 액체 수소는 -253℃로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이동이 까다롭다. 피렌체 규제대학의 제임스 니본 연구원은 "액화 천연가스를 운송할 수 있도록 기존의 전 세계 선박 전체를 용도 변경해도 연간 약 650만 톤만 운송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따라서 수소 역시 파이프라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가 사이에선 기존 가스 수송로를 수소용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지정학적 혼란은 수소 생산뿐 만 아니라 파이프라인에 대한 투자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파이프라인은 정치적 간섭에 취약한데 유럽 국가들이 지중해 유역에서 수소를 공급할 수 있는 세 가지 통로 모두 문제가 있는 영토들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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