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지지자들, ‘세력 과시’ 해석 장제원 사진에…“원외는 전광훈, 원내는 장제원”

김동환 2023. 11. 1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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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지역 기반 산악회 행사 사진으로 ‘세력 과시’ 해석 낳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들, 온라인서 ‘꼭 부산으로 출마해야’ 등 비꼬아
與 의원들 반응은…황보승희 “참으로 가증스럽다” 하태경 “尹 머리 아플 것”
인요한 與 혁신위원장, “몇천명 버스로 동원한 사람” 언급하기도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노란 동그라미)이 지난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산악회 행사 사진. 장제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수천명이 참여한 지역 기반 산악회 사진과 ‘눈치 안 본다’고 주장한 교회 간증 영상으로 사실상 당 혁신위원회의 ‘중진 험지 출마론’에 반기 든 것으로 보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그러면 그렇지’라는 식의 반응이 나온다.

앞서 장 의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역 기반 조직 산악회 행사 사진을 올려 주목됐다. 총 4200여명이 참석해 경남 함양의 한 체육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장 의원은 연단에 올라 인사말 하거나 모인 이들의 흥을 돋우듯 마이크 잡고 노래하는 모습 등이 사진에 담겼는데, 혁신위의 험지 출마 메시지를 거부하는 일종의 ‘세력 과시’ 아니냐는 해석을 슬슬 낳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13일에는 장 의원의 유튜브 채널인 ‘장제원TV’에 25분여 분량 교회 간증 영상이 게재됐다. 40여분에 걸친 장 의원의 전날 간증 편집본으로 그의 정치계 입문과 부친인 고(故) 장성만 전 의원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상에서 장 의원은 “저는 눈치 안 보고 산다”며 자신이 할 말을 하며 사는 타입이라고 부각했다.

장 의원은 ‘아무리 권력자가 뭐라뭐라해도 제 할 말을 하고 산다’ 등 자기 생각을 내비치면서, “공천받아 낙선하면 그 집안은 초상집보다 더하다”는 말로 부친의 낙선을 떠올리기도 했다. 특히 정치계로 뛰어들겠다는 각오에 ‘최고가 되도록 하라’는 답변을 부친에게 받았다면서, 장 의원은 “아버지께서 ‘정치로 어려운 사람을 보살피고 좋은 국회의원이 돼라’고 말씀하실 줄 알았는데, ‘무조건 1등을 하라’고 하셨다”고 언급했다.

해당 교회와의 깊은 인연도 내세운 장 의원은 말미에 혁신위의 ‘중진 험지 출마론’에 반대하는 속내를 부각하듯 “요즘 장제원 험지 출마하라고 하는데 제가 16년 동안 걸어온 길이 쉬운 길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길이었지만 크리스천으로서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테니, 여러분들도 저를 위해 많이 기도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러한 장 의원의 ‘세력 과시’를 두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꼭 부산에 출마하라’, ‘무슨 종교 단체 같다’, ‘원외는 전광훈 목사, 원내는 장제원이냐’ 등 조롱 섞인 반응이 쏟아졌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산악회 행사 사진. 장제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같은 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반응은 썩 좋지 않다.

부산 영도구와 중구를 지역구로 둔 황보승희 의원은 14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다른 사람들의 정치인생은 조리돌림하며 흔들어대고 당에서 찍어내더니, 당이 죽든 말든 총선에 지든 말든 내 지역구는 소중하니 포기 못한다는 모 인사가 참으로 가증스럽다”고 직격했다. ‘알량한 정치 혼자만 살아남아 대대손손 계속하라’고 꼬집은 황보 의원이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서울에 가지 않겠다’는 장 의원의 산악회 행사 기사를 그는 공유했다.

하태경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장제원 의원이 사상을 지키겠다고 이야기를 했다는데 어떻게 평가하나’라는 취지의 진행자 질문을 받고 “대통령과 의리를 지키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대통령이 많이 머리가 아플 것 같다”고 답했다. 소위 ‘대통령을 사랑하면 내려 놓으라’던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말과는 반대되는 장 의원의 행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4일 오후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국민의힘 제주도당사를 찾아 당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제주=뉴시스
 
MBC 라디오에서 장 의원의 산악회 행사 사진 관련 질문에 “무슨 행동인지 아직도 이해가 안 된다”고 밝혔던 인 위원장은 같은 날 제주도로 출발 전, 김포공항에서 만난 한 매체에 “(험지 출마 요구 등) 지금까지 후회는 하나도 없다”면서도 “몇천명을 버스로 동원한 사람도 있고 여러 가지 상황”이라는 말로 장 의원을 언급했다. 혁신위의 ‘총선 불출마’와 ‘험지 출마’ 권고를 사실상 거부하고 침묵하는 다른 이들을 향한 우회적인 불만 표시로도 보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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