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벨벳, '칠 킬'에 담은 공존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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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비극'.
레드벨벳이 역설적인 두 단어를 이리도 쉽게 조합할 수 있는 이유는 레드벨벳이라는 그룹이 걸어온 길 자체가 '공존'이라는 키워드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레드벨벳은 '밝은 비극'이라는 역설이 주는 감정선을 다채로운 보컬로 표현하며 곡의 깊이를 더했다.
레드벨벳은 가사의 내용뿐만 아니라 음악적인 구성 역시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두 가지를 공존시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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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밝은 비극'. 슬프게 끝날 수밖에 없는 '비극' 앞에 희망찬 느낌의 '밝은'이라는 형용사가 붙으니 어울리지 않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그룹 레드벨벳은 이를 가능케 했다. 레드벨벳이 역설적인 두 단어를 이리도 쉽게 조합할 수 있는 이유는 레드벨벳이라는 그룹이 걸어온 길 자체가 '공존'이라는 키워드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레드벨벳은 13일 정규 3집 'Chill Kill'을 발매했다. 지난해 11월 발매한 'The ReVe Festival 2022 - Birthday' 이후 정확히 1년 만의 새 앨범이다. 정규 앨범으로만 한정하면 2017년 발매한 정규 2집 'Perfect Velvet'이후 약 6년 만이다. 동명의 타이틀곡 'Chill Kill'(칠 킬)을 시작으로 '풍경화'까지 총 10트랙이 수록되어 있다.
타이틀곡 '칠 킬'은 과감한 베이스 무빙과 스트링 선율, 화려하고 몽환적인 신스와 벨 사운드를 중심으로 극적이고 변칙적인 조화를 이루며 유니크하게 전개되는 팝 댄스곡이다.
가사에는 갑작스레 등장한 'Chill Kill'로 인해 고요했던 나의 세계가 뒤바뀌어 버린 연애의 서사를 표현했다. 비극 속에서도 상대를 갈구하며 희망을 노래하는 양면성이 특징적이다. 레드벨벳은 '밝은 비극'이라는 역설이 주는 감정선을 다채로운 보컬로 표현하며 곡의 깊이를 더했다.
강렬하고 매혹적인 '레드'와 클래식하고 부드러운 '벨벳'을 모두 보여주겠다는 그룹명의 뜻처럼 '칠 킬'은 다양한 변주를 통해 한 곡에서 여러 질감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칠 킬'의 도입부는 치명적인 느낌을 주지만 후렴구에서는 연말과 어울리는 풍성한 사운드가 귀를 강타한다. 레드벨벳은 가사의 내용뿐만 아니라 음악적인 구성 역시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두 가지를 공존시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냈다.
앨범의 구성 역시 '레드'와 '벨벳'이 조화롭게 공존한다. '칠 킬'의 다음 트랙 'Knock Knock (Who's There?)'은 벨벳 콘셉트를 극대화한 곡으로 아슬아슬한 감정표현이 돋보인다. 이어지는 'Underwater', 'Will I Ever See You Again?', 'Nightmare', 'Iced Coffee'는 완전히 색을 바꿔 차분하게 흘러간다. 레드벨벳이 말아주는 R&B 안에는 무한한 사랑부터 긍정적인 태도, 다시 밝은 아침이 찾아올 것이라는 희망까지 다양한 주제가 담겨있다.
7번 트랙 'One Kiss'와 8번 트랙 'Bulldozer'에서는 다시 템포를 올린다. 단 한 번의 입맞춤으로 낯선 상대의 마음을 빼앗겠다는 'One Kiss'는 제목답게 순식간에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이어지는 'Bulldozer'는 레드벨벳만의 저음 보컬이 묵직하게 귀를 밀어버린다.
앨범을 마무리하는 'Wings'와 '풍경화'는 따뜻하고 청량한 분위기로 포근함을 선사하며 부드럽게 앨범의 문을 닫는다. 레드와 벨벳은 따로 또 같이 공존하며 레드벨벳이라는 그룹의 정체성을 만들어 주고 있다. 많은 후배 아이돌들이 다양한 노래로 인기를 끌었지만 레드벨벳은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깊이 있는 음악성으로 왜 그들이 3세대를 대표하는 아이돌이었는지를 입증했다.
이번 앨범 발매를 앞둔 레드벨벳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공백기가 길어졌을뿐더러 멤버들의 재계약과 관련된 이슈가 전해지며 그룹 해체설도 돌았기 때문이다. 현재 공식적으로 SM과의 재계약 사실이 밝혀진 건 멤버 슬기가 유일하다.
SM은 공식적으로 해체설을 부인하며 해체설은 해프닝으로 끝나게 됐다. 뒤숭숭한 와중에 공개된 정규앨범은 10년 차 레드벨벳이 가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여전히 자신의 건재함을 보여준 레드벨벳이 앞으로는 어떤 음악 세계를 펼쳐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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