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화산업, AI로 디지털대전환 가속]<3>대전시, AI 활용해 세계적 물산업 도시로 도약
세계적인 도시화와 산업화, 지구온난화 등으로 물 부족 문제와 함께 물 자원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20세기가 석유로 대표되는 블랙골드(Black Gold)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블루골드(Blue Gold) 즉, 물로 대표되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2025년 물산업 시장 규모가 약 90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세계 각국에서는 적극적인 물산업 정책을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다. 싱가포르 물산업은 2018년까지 25억 싱가포르달러의 부가가치 창출과 1만4400개 일자리를 창출했다.
정부가 나서서 물산업을 진흥하고 있는 국내 우수사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하는 'AI 융합 지역 특화산업 지원사업'이다. 2022년 5월에 시작된 이 사업은 올 12월까지 총 사업비 341억 원을 투입해 6개 지역 특화산업에 AI 융합과 활용을 지원하고 있다. 대전은 물산업 분야를 특화해 2년간 정부지원을 통해 디지털 물산업(Digital Water Industy)의 기반을 구축했다.
주관기관인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디지털 물분야에서 AI 필요한 수요기업 7곳과 이들에게 AI 솔루션을 개발해줄 AI 전문기업 9곳을 선정했다. AI를 기반으로 하는 누수탐지, 침수감지, 상수관로탐지, 수자원관리예측(지하수·홍수), 지능형밸브, 잔류염소예측, 유량탐지 솔루션을 개발하고 현장 적용과 성능 검증을 완료했다.
◇위플랫, AI 지능형 밸브-인공지능으로 땅 속 수도관 누수 잡는다
글로벌 임팩트 스타트업 위플랫(대표 차상훈)은 'AI 기반 누수 탐지 알고리즘 솔루션'을 개발하는 공급기업으로 참여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검증 절차를 마쳤다. 이 솔루션은 밸브 자체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분석하고, 측정된 소리 데이터를 통해 현장에 설치된 밸브의 누수 여부를 AI가 진단하는 기술이다. 2022년 환경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수돗물 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누수량은 2021년 전국 기준 6억 8800만 세제곱미터(㎥)에 달한다. 약 4959억 원에 달하는 수도요금이 불필요하게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 경험에 의존하던 누수 탐지를 AI 기반 누수 탐지 기술로 대체할 수 있게 되면서 편차없이 일정한 누수탐지 성능이 확보됐다. 1일 1회 또는 상시 누수 점검도 가능해졌다. 현장 검증을 완료한 위플랫 솔루션의 정확도는 평균 90% 이상이다.
삼진정밀( 대표 정태희)은 수요기업으로 참여했고 위플랫에서 개발한 밸브 설치형 AI 기반 누수 탐지 알고리즘을 적용해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면서 해외 신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한다 목표다.
◇인튜웍스, 상수관로 내부 진단 솔루션 -상수관 내부 “ AI가 내시경 보듯 훤히 본다”
AI 영상인식 전문 기업 인튜웍스(대표 박영기)는 'AI·빅데이터 기반 상수관로 내부 상태 진단 솔루션'을 개발하는 공급기업으로 참여해 노후관 진단을 보조하는 빅데이터 기반의 AI 솔루션 을 개발했다. 이 솔루션은 촬영된 영상에서 스케일(배관 벽면에 부착된 탄산염 결정체로 배관 부식의 원인)을 감지하고 크기를 측정하며 위치를 알려준다. 기존 장비를 교체할 필요 없어 도입 비용이 저렴하다.
누수와 수질 오염의 원인이 되는 상수관로 노후화는 전국적인 문제다. 국내에 매설된 상수관로 중 30년 넘은 노후관이 13%에 육박하며, 특히 서울시는 30년 넘은 낡은 상수관의 길이가 12.7%에 달할 정도로 노후 상태가 심각하다. 현장 적용 결과, 내부 진단 영상 분석 시간은 하루에서 2시간으로 줄었고 월 작업 건수는 최대 5건에서 10건 이상으로 늘었다.
박영기 인튜웍스 대표는 “ 전문가 수급이 막막한 상황에서 AI 솔루션을 보조로 활용하면 신입 기술자로도 충분히 진단이 가능해지면서 전문 인력의 부족난도 해소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수자원기술(대표 김홍균)은 수요기업으로 참여해 실제 노후관 교체 현장에서 AI 솔루션을 적용하며 데이터 수집과 AI 솔루션의 실증을 동시에 수행했다.
◇꿀비, 지하수 정보 통합 관리시스템, '실시간 분석과 모니터링' AI가 한방에 끝낸다
빅데이터 분석 및 AI 전문 기업 꿀비(대표 최원재)는 '다변량 시계열 분석 기반 지하수 정보 통합관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던 지하수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전처리, 정제, 가공, 분석, 시각화해서 다각도로 활용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동시에 강수량, 하천 수위, 지질 구조의 데이터를 이용해 지하수의 수위와 수질에 대한 예측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지리정보시스템(GIS)과 연결해 정보를 제공한다.
꿀비에서 개발한 AI 기술을 도입한 결과, 데이터 분석이 기존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됐으며, 지하수 조사 비용도 대폭 낮아졌다. 분석 보고서도 실시간으로 생성되어 웹으로 제공되고, 핵심정보를 자동으로 생성함으로써 정보 활용도가 극대화됐다.
최원재 꿀비 대표는 “기존 시스템에서는 지하수 오염 확인에만 장시간이 걸렸다. AI 기술을 활용하면 실시간으로 이상 여부를 파악함으로써 오염 초기에 신속한 조치가 가능해져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지하수 자원 관리에 대한 이슈가 날로 높아짐에 따라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상당 수요가 있어 해외 수출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수요기업으로 참여한 샘물터(대표 윤필선)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2개의 성과를 올렸다. 공공기관 및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지하수 조사 보고서 및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국민이 분산된 지하수 현황 및 위험도 정보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지하수 정보 원스톱 서비스 체계를 마련했다.
◇에셈블, 상수도 관망 잔류염소 예측 알고리즘-믿고 마시는 수돗물, 인공지능이 돕는다
AI 기반 플랫폼 전문 기업 에셈블(대표 엄준영)은 'AI 기반 상수도 관망 잔류염소 예측 알고리즘 및 제어시스템'을 개발하는 공급기업으로 참여해 관련 시스템의 개발을 완료했다. 시스템은 수도관 말단에 설치해 잔류 염소 농도를 측정하고 데이터를 전송하며 재소독 장치를 AI가 자율적으로 운영해 잔류염소 농도를 정상치로 유지한다. 잔류염소가 기준치 이하로 낮아질 경우 식수의 품질 저하 및 냄새 발생, 세균 증식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AI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은 계측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인다. 현장에 인력을 투입하던 기존 계측 방식은 연간 600시간이 걸렸지만, 솔루션 도입으로 제어실에서 실시간 점검과 모니터링이 가능해졌다. 전국 160개 지자체가 계측에 쓰는 약 144억 원의 돈은 12억 원 이하로 줄어들게 된다.
수요기업으로 참여한 워터제네시스(대표 이세현) 는 자체 개발한 텀블러 자동살균장치의 소독기술을 확대하여 인프라와 인력이 부족한 지역에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하고 해외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진출을 개척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역대 최다 유니콘, 절반이 적자 허덕
- [지역 소멸, 디지털 혁신이 답]지역 현안 놓치지 않게…지자체가 디지털 전략 수립해야
- 獨 콘티넨탈, 수천명 구조조정…“미래차 수익성 확보 더뎌 결단”
- [포토닉스 코리아 2023]ETRI 호남권연구센터, 광융합분야 최신 연구결과물 선보여
- '두리안 사랑'에 빠진 中, 베트남 농가들 커피나무 갈아엎었다
- 한컴, 3분기 누적 영업익 293억···클라우드 매출 비중 첫 10%대 돌파
- 2010년 악몽 재현?…화산 폭발 임박한 아이슬란드 '비상사태'
- “바닥까지 보여”…알래스카 호수, 유리처럼 얼었다
- “세액공제 직접환급제 도입해 이차전지 투자 활성화해야”
- [SW융합클러스터 우수기업]〈2〉강원, 대구, 전북, 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