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하루 만 '대국민 사과'한 박민 KBS 사장 "불공정 편파 보도, 유감"

이근아 2023. 11. 1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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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KBS 신임 사장이 취임 이튿날인 14일 KBS뉴스가 지난 몇 년간 불공정 편파 보도 논란을 일으켰다며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KBS의 불공정 편파 보도의 근거로 △ 고 장자연씨 사망 관련 윤지오씨를 출연시켜 허위 주장을 펼치도록 한 것(2019년) △ 9시 뉴스가 '검언유착' 오보로 하루 만에 사과한 것(2020년) △ 4·7 재보궐 지방선거 직전 이른바 오세훈 시장 생태탕에 대한 집중 보도(2021년) △ 지난해 대선 직전 김만배 녹취록의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보도한 사례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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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편파 보도엔 징계…백서도 발간"
공정성 기준엔 "정확·균형·객관" 원칙적 답변만 
또 다른 정치적 불공정 시비 낳을 수도
박민 KBS 신임 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취지 발언을 하고 있다. 윤서영 인턴기자

박민 KBS 신임 사장이 취임 이튿날인 14일 KBS뉴스가 지난 몇 년간 불공정 편파 보도 논란을 일으켰다며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취임과 함께 속전속결식으로 진행돼 논란을 불러온 9시 뉴스 진행자와 정권 비판 프로그램 진행자 교체 등에 대해서는 자신이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 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방송으로서 핵심 가치인 공정성을 훼손해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정중히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KBS의 불공정 편파 보도의 근거로 △ 고 장자연씨 사망 관련 윤지오씨를 출연시켜 허위 주장을 펼치도록 한 것(2019년) △ 9시 뉴스가 '검언유착' 오보로 하루 만에 사과한 것(2020년) △ 4·7 재보궐 지방선거 직전 이른바 오세훈 시장 생태탕에 대한 집중 보도(2021년) △ 지난해 대선 직전 김만배 녹취록의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보도한 사례를 들었다. 그는 "KBS 구성원조차 기억하고 각종 경영평가나 외부에서도 지적을 받는 보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불공정 편파 보도에 대해선 담당 기자에 대한 엄정 징계와 함께 백서를 발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사장이 제시한 불공정 편파보도들은 현재 여당에 비판적이거나 불리한 보도들이 대부분이라 또 다른 정치적 편향성 시비를 불러오거나 권력 감시 기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KBS는 한국언론재단 언론수용자 조사에서도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으로 신뢰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공정성의 기준을 묻는 질문에 대해 박 사장은 "정확한 보도, 특정 입장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보도, 객관적 입장 견지하는 보도"라는 원칙적 답변만 내놨다.

박민(왼쪽 세 번째) KBS 신임 사장 등이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윤서영 인턴기자

한편 사장 취임 첫날 9시 메인뉴스 이소정 앵커를 비롯해 '주진우 라이브'의 진행자 주진우씨 등 주요 시사프로그램 앵커·진행자 전격 교체가 이뤄진 데 대해 박 사장은 "본부장 인사를 하고 방송 중인 프로그램을 점검해 적당한 대책을 협의해 추진하라고 지시한 바 있고 이후 어떻게 진행됐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장한식 보도본부장은 "뉴스 진행자 교체 부분은 새 사장 취임을 계기로 달라진 뉴스를 보여 주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조합원들이 14일 박민 KBS 사장 대국민 기자회견이 열리는 서울 여의도 KBS아트홀 앞에서 박민 사장 사퇴를 촉구하며 피켓을 들고 있다. 윤서영 인턴기자

문화일보 재직 중 기업 자문역 활동이 청탁금지법 위반이라는 신고로 진행 중인 국가권익위원회 조사와 관련해서는 "결과에 따르는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KBS의 경영상 위기에 대해선 "저와 임원들이 솔선수범해 임금의 30%를 삭감하고 명예퇴직을 확대 실시하고, 구조조정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이 열리는 동안 피케팅 시위를 열고 "진행자 교체와 프로그램 폐지, 방송독립 파괴를 규탄한다"면서 "대국민 사과가 아닌 사퇴를 선언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근아 기자 ga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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