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챔피언’ 꿈꾸는 김동한·김승한…“승부에선 양보 없죠” [임정우의 스리 퍼트]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3. 11. 1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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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생 김동한·2009년생 김승한
잉글랜드서 꿈 키워가고 있는 기대주
형 김동한, 주니어 라이더컵 맹활약
지난 4월 CJ와 후원 계약까지 체결
동생 김승한, 내년도 국가대표 노려
“PGA 투어 연장서 만나면 양보 없어”
형 김동한(오른쪽)과 동생 김승한이 다정한 포즈를 취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두 선수는 PGA 투어 형제 챔피언이 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임정우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활약했던 어머니의 DNA(유전자)를 물려받아 특급 기대주로 꼽히는 형제가 있다. 김동한(영어명 크리스 김)과 김승한(영어명 매튜 김)이다.

2007년생으로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는 형 김동한은 지난 8월 아마추어 최고 권위의 대회 중 하나인 R&A 보이스 아마추어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고 지난달 주니어 라이더컵에서 유럽 팀 에이스로 활약했다. 2009년생 동생 김승한 역시 출전하는 대회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자리하며 잉글랜드 전역에 이름을 조금씩 알려가고 있다.

김동한과 김승한은 “프로 골퍼였던 어머니의 DNA를 물려 받아 그런지 공을 때리는 탁월한 능력이 있는 것 같다. PGA 투어에서 우승한 형제 챔피언이 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다. 전세계에서 골프를 가장 잘치는 형제 골퍼가 되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부모님의 사업으로 잉글랜드에서 태어나고 자란 두 선수의 골프 선생님은 어머니 서지현 씨다. 여자골프 전세계 3대 투어로 꼽히는 LPGA 투어와 KLPGA 투어, JLPGA 투어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는 서 씨에게 지도를 받은 김동한과 김승한은 빠르게 성장했다.

8세 때 프로 골퍼가 되기로 마음먹은 김동한의 성장 속도는 엄청나다. 몇 년 전부터 잉글랜드 아마추어 대회를 휩쓸었고 지난 4월 CJ그룹과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CJ그룹이 선택한 첫 번째 아마추어 선수가 된 크리스 김은 계속해서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유럽을 넘어 전세계가 주목하는 선수로 거듭난 건 지난달 주니어 라이더컵이다. 유럽과 미국을 대표하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총출동한 이 대회에서 김동한은 4경기에서 3승 1무를 기록했다. 특히 최종일 싱글 매치에서는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 랭킹 1위 마일스 러셀을 상대로 5홀 차 대승을 거뒀다.

김동한이 미국 팀 에이스 러셀을 완파하자 골프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의 몇몇 유명 대학에서는 김동한을 데려가고 싶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표시하기도 했다. 김동한은 “주니어 라이더컵이라는 최고의 아마추어 대회에서 한 번도 지지 않고 3승 1무를 거둬 기쁘다”며 “돈으로 살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한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도 했다. 우상으로 생각했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유럽 팀 단장 루크 도날드(잉글랜드)와위 만남이다. 김동한은 “TV로만 보던 선수들을 직접 보니 신기했다. 대회를 앞두고 프로 골퍼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나도 언젠가는 매킬로이와 호블란처럼 전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는 확실한 목표가 생겼다. 꿈을 이룰 때까지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동한이 가슴 속에 품고 있는 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우승과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다. 그는 “PGA 투어 경기를 보며 하루빨리 주무대로 삼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한다. 전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PGA 투어에서 우승 기념사진을 찍고 싶다”며 “세계랭킹 1위가 되기 위해 골프를 시작한 만큼 각오는 비장하다. 언젠가는 꼭 매킬로이처럼 전 세계에 이름을 날리는 선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형 김동한(오른쪽)과 동생 김승한이 연습 라운드 중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제공=이시우 스윙코치]
동생 김승한은 형 김동한을 뛰어넘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확실한 이유가 있다. 그린 주변에서 웨지샷을 하는 것을 보면 14세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감각적인 플레이를 하기 때문이다.

김승한은 “형과 함께 대회에 출전하고 시간을 보내고 싶어 골프를 시작했는데 푹 빠졌다”며 “엄청나게 노력하는 형은 정말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감각 하나 만큼은 내가 낫다고 생각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역 대표로 활약하며 내년도 잉글랜드 국가대표 상비군에 도전하는 김승한은 형과 함께 PGA 투어를 누비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승한은 “프로가 된 뒤에도 형과 함께 미국 전역을 다니면 좋겠다”며 “쉽지 않겠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PGA 투어 형제 골퍼라는 타이틀을 얻을 때까지 서로를 응원하며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승한은 형과 우승 경쟁을 하는 장면도 상상하고 있다. 김승한은 “형과 우승을 놓고 연장전을 치르면 어떤 기분이 들까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상상만 해도 즐거운데 실제 이뤄지면 엄청날 것 같다”며 “PGA 투어 연장에서 만나면 형이라고 해서 양보할 생각은 전혀 없다. 어떻게든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100% 쏟아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3시즌을 마무리한 김동한과 김승한은 성공적인 다음 시즌을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어머니 서 씨에게 지도를 받던 두 선수는 한 단 발전하기 위해 잠시 한국을 찾아 이시우 스윙코치와 스윙을 다듬었다. 김동한과 김승한은 “올해 좋은 성적을 냈다고 해서 만족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직 이뤄야 할 게 많은 만큼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한국에서 이 코치와 훈련한 뒤 잉글랜드에서 본격적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입을 모았다.

※ 국내 유일의 골프 선수 출신 기자인 임정우 기자는 ‘임정우의 스리 퍼트’를 통해 선수들이 필드 안팎에서 겪는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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