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으름장’에도 끄떡 없는 윤핵관…혁신위 초강수 둘까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ddoku120@mk.co.kr) 2023. 11. 1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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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중진·친윤 용퇴’ 반발
與지도부, 혁신안 수용 여부 불투명
인요한, 압박 수위 점점 높일 듯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4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중진·친윤계 용퇴론’을 띄워 쇄신에 고삐를 좼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침묵하거나 부정적인 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맞물려 지도부의 혁신안 수용 여부가 불투명해지는 가운데 ‘혁신위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혁신위가 ‘활동 조기종료’ ‘여론전’ 등을 통해 지도부와 쇄신 당사자들을 더 세게 압박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4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14일 여권에 따르면 인 위원장의 발언 수위가 점점 세지고 있다. 혁신위가 내놓은 ‘중진·지도부·친윤계 총선 불출마 및 수도권 험지 출마’ 혁신안을 두고 당사자들이 반발하자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이다.

인 위원장은 이날 제주 4·3평화공원을 참배한 뒤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권고에 당사자들이 침묵하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시간을 주면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대 이름을 거론하지 않겠지만 분명히 움직일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대한민국이 빨리 발전하는 것은 ‘빨리빨리 문화’ 때문이지만 좀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혁신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뜻을 굽히지 않고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인 위원장은 ‘매 맞아야 한다’ ‘독약을 쓰겠다 같은 수위 높은 발언을 꺼내며 불출마·험지 출마에 압박을 가했다.

인 위원장은 전날(13일) MBC라디오에서 “지역구에서 조용하게 출마하겠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우유를 마실래, 아니면 매를 좀 맞고 우유를 마실래‘ 이런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매를 맞을 것인가‘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교수에게 어울리지 않는 말을 썼다고 집사람에게 야단맞았다. 매는 여론이고, 여론은 국민”이라며 “그 매는 국민의 투표로 이어진다. 그렇게 복잡한 뜻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인 위원장은 또한 혁신위의 혁신안에 대해 당 지도부가 소극적이고 중진, 친윤계 인사들이 반발하는 현재 상황에 대해 주변 인사들에게 “독약 처방을 하겠다. 조기에 혁신위를 끝낼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원산악회 창립기념식 참석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사진출처 = 연합뉴스]
인 위원장이 강하게 ’혁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그만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혁신 대상자로 거론되는 이들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며 혁신안에 반대입장을 표하고 있고, 지도부 역시 고강도 혁신안 수용을 두고 고심 중이기 때문이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의 대표 격으로 거론되는 장제원 의원은 지난 11일 지지자 4000여명이 모인 여원산악회 15주년 창립 기념식에서 “알량한 정치인생 연장하면서 서울 가지 않겠다”고 말하며 혁신안에 반발했다. 장 의원은 이 자리에서 “자리를 탐하지 말고 업적을 탐하라고 했던 아버지 말씀을 가슴에 간직하고 있다”며 “여러분과 우리가 꿈꿔왔던 사상 발전의 꿈을 완성하는 그 업적 하나로 난 족하다”고 강조했다.

5선의 주호영 의원 역시 지난 8일 대구 수성구청에서 의정 보고회를 열고 “대구에서 정치를 시작했으면 대구에서 마치는 것”이라며 수도권 출마에 뜻이 없음을 밝혔다.

김기현 대표도 혁신위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권유에 대해 “모든 일에는 시기와 순서가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 대표는 “요즘 언론 보도를 보니 너무 급발진하고 있는 것 같다”며 “급하게 밥을 먹으면 체하기 십상이니 잘 한번 보자”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4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위패봉안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인요한 혁신위는 더 강하게 혁신안을 밀어붙일 것으로 예측된다. ’혁신위 무용론‘까지 거론되는 마당에 혁신안 수용이 불발될 경우 인 위원장의 정치적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혁신위가 ’활동 조기중단‘까지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부 언론에 ’조기해체‘를 언급하며 간접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혁신위 측은 “발족 초기에 ’혁신위가 본래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면‘을 전제로 조기 종료 검토를 한 바 있지만, 구체적으로 논의가 진행된 바 없다”며 ’조기해체‘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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