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울린 2차전지, 성장통일까?…지켜봐야 할 것들

김진석 기자 2023. 11. 1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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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점 대비 반토막난 2차전지주…"매수 기회" 시각도

2차전지주들이 고점 대비 반토막 수준의 주가를 보이면서 개미들의 시름이 깊어진다. 여전히 고평가 논란은 그치지 않지만, 일각에서는 매수 기회라는 시각도 드러내고 있다. 증권가는 2차전지 업종의 흥망이 아닌 옥석 가리기에 집중할 때라고 조언한다.


14일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보다 4만1000원(5.96%) 오른 72만900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이날 강세를 보였지만, 지난 7월 26일 기록한 연중 최고가와 비교해서는 52.9% 하락한 주가다. 에코프로비엠도 고점 대비 57.7% 내렸다.

또 다른 2차전지주 POSCO홀딩스는 올해 최고가와 비교해 38.6% 내린 47만1500원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29.8%), 삼성SDI(46%), 엘앤에프(57.8%), 금양(46.6%)도 연중 고점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하락한 주가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돈 실적이 전반적인 하락을 이끌었다. 2차전지 대표주 에코프로의 3분기 영업이익은 6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9.3% 줄어든 수준이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의 영업이익도 459억원을 기록해 67.6% 감소했다.

최근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위축된 게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3분기 어닝 쇼크(실적 부진)를 기록했고, 시장조사업체 EV볼륨즈는 올해 세계 전기차 판매량 예상치를 기존 1430만대에서 1377만대로 내려 잡았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도 악재였다. 그가 2차전지 수혜책이었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폐지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경우 친환경주들이 전반적으로 불리하다"고 언급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업종은 주요 고객사의 수요 둔화를 우려한 생산 모델 및 생산량 목표 지연, 미국 대선에서의 트럼프 당선 가능성, 중국의 보복 조치로 인한 원재료 이슈 등 다양한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2차전지 끝났나?…"옥석 가릴 때"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2차전지 업종을 짓누를 악재가 산적한 것은 맞지만, 과도한 우려는 접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단기 수요가 줄어들고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기차와 2차전지의 산업의 성장은 필연적이라는 게 이유다. 다수의 국가가 2025년부터 내연기관 판매 금지에 돌입한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은 캐즘(침투율 16% 부근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수요 둔화)의 영역에 진입했다고 판단한다"며 "전기차 침투율 93%를 자랑하는 노르웨이 역시 둔화기를 거치면서 본격적인 성장 회복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트럼프가 당선되도 IRA 폐지가 실현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IRA가 의회 통과를 거쳐 만들어진 법안인 만큼 폐지를 위해서는 상·하원 통과가 필수적인데, 현재 상원 다수당은 민주당이기 때문이다. 과거 트럼프는 '오바마케어' 폐지에 나섰지만 실패한 경험이 있다.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 산업 자체의 장기 성장성은 여전하다고 보고, 업종 전체의 흥망에 관심을 두기보다 옥석 가리기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제언한다. NH투자증권은 삼성SDI와 에코프로비엠을 투자 유망종목으로 제시했다.

주 연구원은 "삼성SDI는 BMW와 아우디 중심의 안정적인 프리미엄 전기차 성장의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경쟁사 대비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주가 하락 폭이 더 컸다는 점은 펀더멘탈과의 괴리 역시 확대됐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에코프로비엠에 대해서는 "셀 업체 중에서는 가장 안정적인 판매를 기록할 삼성SDI향 매출 비중이 60%에 달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현재 리튬 가격의 추가 낙폭은 20% 이내로 제한적이고, 내년 3분기 이후 수익성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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