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당금 두배 쌓은 케이뱅크…흑자에도 '고심'

유진아 2023. 11. 1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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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전망대]
3분기 순이익 132억원…전년 동기 대비 48.4% ↓
이자 이익·비이자이익 늘었지만…충당금 역대 최대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올해 3분기 10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순이익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50% 가까이 감소한 모습이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모두 전년동기대비 증가했지만 연체율 상승에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 적립액을 작년 같은기간과 비교해 두배 가까이 늘렸기 때문이다. 

케이뱅크 순이익 및 순이자마진 / 그래픽=비즈워치

14일 케이뱅크는 올해 3분기 1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256억원 대비 48.4% 감소한 수치다. 지난 2분기 147억원과 비교해도 순이익 규모가 10.2% 줄었다. 다만 2021년 2분기 이후 10개 분기 연속 흑자는 유지했다.

외형적 성장은 지속됐다. 이자이익은 지난해 3분기 대비 14.7% 늘어난 1156억원을 기록했다. 여신과 수신 규모가 모두 증가한 가운데 안정적 수익원인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확대된 결과다.

여신잔액은 작년 3분기말 9조7800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12조8100억원으로 31.0% 증가했고, 수신잔액은 13조4900억원에서 17조2400억원으로 27.8% 늘었다. 전체 여신중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작년 3분기말 19.9%에서 올해 32.9%로 확대됐다.

케이뱅크는 지난 3분기 아파트담보대출 금리 인하, 전·월세보증금 반환대출 출시 등으로 주담대 상품 경쟁력을 키웠다. 또 인터넷전문은행중 유일하게 고정금리형 전세대출 상품을 취급하고 있어 인기를 끌었다는 설명이다.

수신은 신상품 출시와 높은 예·적금 금리를 앞세워 성장을 이어갔다. 지난 8월 수시입출금통장이지만 300만원까지 조건없이 연 3% 금리를 보장하는 '생활통장'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쿠팡와우 혹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구독료를 캐시백으로 돌려주는 혜택 등을 앞세워 누적 가입 계좌수가 50만 좌를 넘어섰다. 또 지난 9월 정기예금 상품인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1금융권 최초로 연 4.0%(12개월 기준)로 인상하기도 했다.

비이자이익은 5억원에서 78억원으로 늘어났다. 올해 2분기 △MMF 운용수익 증가 △KB 제휴 신용카드 출시 △알뜰교통카드 출시 △자동차/이륜차보험 광고 제휴 △동행복권 간편충전 서비스 출시 등이 비이자이익 확대를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충당금이 다시 발목을 잡으며 당기순이익은 1년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충당금은 대출 부실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은행이 미리 비용으로 처리해 두는 금액이다. 충당금 적립액을 늘리면 회계상 이익은 줄어든다. 

케이뱅크는 지난 3분기 63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순이익 감소폭 124억원보다 큰 규모로 출범 이후 역대 최대다. 전년 동기 321억원와 비교해도 2배 규모에 가깝다. 케이뱅크는 "중저신용대출 비중 확대 등 포용금융 실천에 따른 연체율 증가를 사전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올해 3분기말 기준 26.5%로 전분기말 24.0% 대비 2.5%포인트 상승했다. 10월말 기준으로는 27.4%다. 케이뱅크는 정부 규제에 따라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올해말까지 32%로 높여야 한다. 이와관련 지난 3분기 두차례에 걸쳐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1%포인트 낮추기도 했다.

중·저신용자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건전성은 꾸준히 악화되고 있다.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지난 2분기말 0.86%에서 올 3분기말 0.9%로 0.04%포인트 상승했다.

수익성 지표도 나빠지는 모양새다. 올해 3분기 순이자마진(NIM)은 2.3%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4% 대비 0.14%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전분기와 비교해서는 0.04%포인트 상승했다.

케이뱅크는 올 연말까지 적극적으로 포용금융 실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달 출시한 '사장님 중신용보증서대출'을 통해 운영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지원하는 등 중·저신용대출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3분기에는 생활통장, 모임통장, 자동차대출 등 다양한 비대면 생활밀착형 혁신상품 출시를 통해 영역을 넓혔다"며 "앞으로 중·저신용대출 확대와 사회공헌 활동으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아 (gnyu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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