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체육교사’이어 ‘서이초 교사’ 사건도 “학부모 괴롭힘 없었다”

경찰, 심리부검과 교사·학부모 등 조사
“학교업무와 개인신상 등이 복합 작용”

13일 오전 서울경찰청 민원실 앞에서 열린 고 서이초 교사 수사 결과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 모습. 연합뉴스

‘경기 용인 체육교사 사망사건’이 내사 종결된 데 이어,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에도 “학부모 괴롭힘이 없었다”는 경찰조사 결과가 나왔다.

송원영 서초경찰서장은 14일 브리핑을 통해 “서이초 교사 A(24)씨와 관련한 사건을 입건 전 조사(내사) 종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 서장은 “고인의 동료 교사와 친구, 학부모 등에 대한 조사 등 지금까지 확보한 자료에서 범죄 혐의점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은 발견하지 못했다”며 “학교 관련 스트레스를 겪어오던 중 올해 반 아이들 지도, 학부모 등 학교 업무와 개인신상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 사망 동기로 제기된 학부모의 지속적 괴롭힘이나 폭언·폭행·협박 등과 같은 행위가 있었는지도 면밀히 조사했으나 그와 같은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7월18일 오전 10시50분께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사망 이후, 그가 학부모의 민원으로 힘들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찰은 학부모 민원의 발단이 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연필사건’에 대해 집중 수사했다. 이는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그은 이후, 학부모들이 A씨 개인전화로 연락해 괴롭혔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고인과 학부모들 간 하이톡(업무용 메신저)과 문자 메시지 대화 내용, 학부모들로부터 제출받은 휴대전화 포렌식 내용 등을 분석하고, 교사와 친구 등을 폭넓게 조사했으나 폭언 등의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학부모들이 A씨의 개인전화로 연락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학부모들이 A씨 개인번호로 전화를 건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학부모가 고인에게 일반전화로 건 것을 고인이 개인전화로 착오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이번 수사에서 A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은 진행하지 못했다. 아이폰 비밀번호를 풀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은 휴대전화와 연동된 아이패드를 통해 확인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앞서 경기 분당경찰서도 60대 체육교사 B씨 사망사건을 지난달 29일 내사 종결했다. B씨는 9월3일 오전 10시35분께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청계산 등산로 초입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그는 6월에 있었던 체육 수업 중 발생한 사고와 관련, 경찰과 출석일정을 조율하던 중이었다. 이 사고는 B씨가 수업 중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일어났다.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이 찬 배구공에 눈 부위를 맞아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크게 다치면서, 피해학생의 부모가 B씨를 고소했다. 

B씨가 정식조사를 받기 전 사망하면서, 경찰은 그가 형사고소와 민원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특히 피해학생 측이 B씨를 상대로 갑질이나 협박 등을 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봤다. 조사 결과 경찰은 B씨가 사망에 이르기까지 피해학생 측의 갑질 정황은 없다고 보고 사건을 종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