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고급車···삼성SDI, 고부가사업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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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006400)가 고부가가치 시장인 상용 전기차와 프리미엄 자동차용 배터리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매출 가운데 프리미엄 차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는다.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3사와 비교해 수주 잔액이 적어 전기차 시장 대응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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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승용차 20대 이상 판매 효과
BMW 등 프리미엄車도 집중공략
업계첫 전고체배터리 시제품 생산
전기차 수요둔화에도 체력 탄탄
삼성SDI(006400)가 고부가가치 시장인 상용 전기차와 프리미엄 자동차용 배터리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경쟁사 대비 수주와 공장 증설이 뒤처졌다는 우려를 받아왔지만 수익성을 우선하는 전략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목표다.
14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세계 최대 상용차 제조사 볼보트럭의 전기트럭에 원통형 배터리를 대량 공급하며 2018년부터 이어온 협업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볼보트럭이 지난해 출시한 세계 최초의 대형 전기트럭 FM 일렉트릭에는 삼성SDI의 하이니켈 원통형 배터리가 대당 2만 8000개씩 탑재된다.
전기상용차 시장은 배터리 제조사에 수익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덩치가 크고 더 많은 힘을 내야 하는 만큼 전기 승용차보다 최대 20배 많은 배터리를 탑재하기 때문이다. 전기트럭 1대를 팔면 전기승용차를 20대 이상 판매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전기상용차 시장은 대수 기준으로 전체 전기차의 1% 미만에 불과하지만 배터리 용량 기준으로는 6%를 차지한다. 2030년에는 비중이 1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성도 높다. 시장조사 기관 S&P글로벌은 올해 약 12만 8000대 규모인 전기상용차 시장이 2030년에는 약 62만 4000대까지 연평균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SDI는 전기상용차 시장의 개화에 발맞춰 볼보트럭과의 협력 범위를 전기트럭·버스에서 건설장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로 넓혀 고부가가치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전기승용차 시장에서는 수요와 수익이 보장된 프리미엄 차종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매출 가운데 프리미엄 차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는다. 대표 제품인 P5 배터리는 독일 BMW 뉴i7·iX와 아우디 등 완성차 제조사의 프리미엄 전기차에 탑재됐다.
지난달 새롭게 고객사로 확보한 현대자동차와도 유사한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양극재의 니켈 비중을 91%로 높이고 음극재에 독자 소재를 적용해 성능을 높인 6세대 각형 배터리(P6)를 공급할 예정이다. P6가 탑재될 전기차 모델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프리미엄 차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헝가리 공장에서 양산될 P6는 2026년부터 7년간 현대차의 유럽 시장용 전기차에 공급된다.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3사와 비교해 수주 잔액이 적어 전기차 시장 대응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아왔다. 업계가 추산한 삼성SDI의 수주 잔액은 약 260조 원으로 LG에너지솔루션(373220)(약 500조 원)은 물론이고 SK온(약 300조 원)보다도 적다. 경쟁사가 공격적으로 증설 경쟁에 돌입할 때 투자를 보수적으로 집행한 결과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북미에 선제 투자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세제 혜택을 받는 것과 달리 삼성SDI는 2025년 이후에야 북미 공장을 가동한다.
하지만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둔화한 상황에서 고부가가치 시장 위주의 전략은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완성차와 배터리 업체들이 전기차 수요 둔화를 언급하고 있지만 삼성SDI는 프리미엄 전기차 매출 비중이 높아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가 지속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도 “과거에 비판받던 보수적인 수주·증설 전략이 현재는 실적과 재무 안정성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SDI는 게임체인저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에 집중하며 수익성 위주의 사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올해 수원 연구소에 국내 업계 최초로 전고체 배터리 생산 파일럿 라인을 준공하고 시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유창욱 기자 woogi@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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