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꼬리표 떼는 ‘사용 후 배터리’… 선점 경쟁 불 붙는다

권유정 기자 2023. 11. 1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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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폐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사용 후 배터리 시장이 꾸준히 몸집을 키우면서 정부는 사용 후 배터리를 폐기물이 아닌 제품으로 취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기업들이 추진하는 사용 후 배터리 사업이 폐기물 규제 등에서 자유로워지면 투자에도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사용 후 배터리 시장에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현대차, 포스코 등 주요 기업이 줄줄이 진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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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자동차 등 주요 기업 연달아 투자
전문업체 인수하거나 계열사 등과 협력
시장 급성장 전망에 정부도 성장 지원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폐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사용 후 배터리 시장이 꾸준히 몸집을 키우면서 정부는 사용 후 배터리를 폐기물이 아닌 제품으로 취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기업들이 추진하는 사용 후 배터리 사업이 폐기물 규제 등에서 자유로워지면 투자에도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사용 후 배터리는 수명이 많이 남아 있는 경우 재제조·재사용,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경우에는 방전 후 파쇄해서 고부가가치 금속을 회수하는 재활용을 거친다. 재제조는 기존에 사용하던 전기차에 다시 탑재하는 것을 의미하고, 재사용은 전기차가 아닌 에너지저장장치(ESS), 가로등, 캠핑용 대용량 배터리(파워뱅크) 등에 쓰이는 것을 말한다.

전기차 배터리 순환경제. /삼성증권 제공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사용 후 배터리 시장에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현대차, 포스코 등 주요 기업이 줄줄이 진출해 있다. 배터리·완성차 업체 외에 건설, 리사이클링, 화학 업종의 기업도 뛰어들고 있다.

기존에 주력하던 사업 성격이 달라 기업마다 사용 후 배터리 사업에 진출하는 전략은 제각각이다. 독자적으로 기술 개발부터 추진하는 회사도 있지만 대체로 인수합병(M&A), 조인트벤처(JV) 등 형태로 전문기업 지분을 사들이는 경우가 많다. 그룹 내 계열사나 해외 기업과 협력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재제조·재사용 분야에서는 배터리·완성차 업체 간 협업이 활발하다. 배터리 규격이 표준화되면서 다 쓴 배터리를 회수하는 게 쉬워졌기 때문이다. 초기 전기차들은 차량 모델마다 배터리 외관이 달라 재제조·재사용 사업을 상업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재활용 분야는 기술력, 설비투자 능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일부 선두 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포스코와 중국 화유코발트가 합작 설립한 포스코HY클린메탈, 성일하이텍, 에코프로의 사용 후 배터리 전문 재활용 자회사 에코프로씨엔지, 영풍 등이 대표적이다. 원료 확보 때문에 국내뿐 아니라 해외 기업과 협력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래픽=정서희

이날 배터리3사를 비롯해 현대차, 현대모비스, 성일하이텍 등 24개 기업·기관이 참여한 ‘배터리 얼라이언스’는 정부에 사용 후 배터리 통합관리체계와 관련해 업계 의견을 담은 건의서를 제출했다. 사용 후 배터리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정립하고, 민간 중심의 사용 후 배터리 거래 시장을 허용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정부는 이번 건의서를 토대로 사용 후 배터리를 폐기물 관리 규제에서 제외하는 방안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폐기물법상 사용 후 배터리는 재사용,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폐기물로 취급받고 있다. 폐기물이 아닌 전기차에서 분리돼 재제조·재사용·재활용 대상이 되는 배터리로 재정의해달라는 게 업계의 핵심 요구 사항이다.

배터리 전(全) 주기에 걸친 이력 관리를 위한 이른바 ‘배터리 여권제도’(통합이력관리시스템) 도입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배터리 취급·유통 사업자들이 배터리가 언제 어디에서 만들어졌고, 운행 중, 사용 후에는 어떻게 사용·거래됐는지, 성능·안전 점검 결과가 어땠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여권(시스템)에 기록하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글로벌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시장 규모가 오는 2025년 3조원에서 2030년 12조원으로 커지고 전기차가 대중화되는 2040년에는 87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정KPMG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25년부터 연평균 33% 성장해 2040년 68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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