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 8년 만에 최고···고금리 여파
현금 서비스, 카드론 등 일반은행이 발급한 신용카드의 대출 연체율이 8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은 지난 8월 말 2.9%로, 전달보다 0.2%포인트, 1년 전보다는 0.9%포인트 올랐다. 이 통계의 연체율은 하루 이상 원금을 연체한 경우를 집계한 것이다.
연체율 2.9%는 2015년 8월의 3.1%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다.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은 2014년 11월 3.4%를 기록한 후 점차 하락해 지난해 9월 1.8%로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다시 2.0%로 상승 전환한 뒤 줄곧 2%대에 머물고 있다. 현재의 추세가 지속한다면 3%를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은 일반 가계·기업 대출과 비교해도 높다. 지난 8월 일반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38%, 기업대출 연체율은 0.47%였다. 신용카드 대출 차주는 급전이 필요하거나 다중채무자(3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은 차주)인 경우가 많아 금리 상승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용카드 대출 규모가 일반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등보다 소액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소액을 갚지 못해 연체에 몰리는 차주가 늘고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
가계의 전체 신용대출 연체율도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보다는 낮지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8월 가계 신용대출 연체율은 0.76%로, 전달보다 0.05% 올랐다. 1년 전(0.42%)보다는 0.34%포인트 뛰었다.
가계와 기업을 합한 전체 원화 대출 연체율은 지난 8월 0.43%로, 전달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8월 중 신규 연체 발생액은 2조2000억원으로, 전달보다 2000억원 늘었다.
은행권은 건전성 악화에 대비해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대손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하는 등 위기관리에 나서고 있다. 금감원은 “고금리 상황이 계속되고 대내외의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향후 연체율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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