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 대변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2년 전부터 조사 중"

팔레스타인, 14년 로마 규정 비준…이·팔 전쟁 조사권 있어
"ICC, 국가·정당·기업 등 기소 못 하지만 개인 문제는 가능"

파디 엘 압달라 국제형사재판소(ICC) 대변인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ICC 아시아·태평양 지역 고위급 세미나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1.1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임세원 기자 = 파디 엘 압달라 국제형사재판소(ICC) 대변인은 14일 ICC가 2021년부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압달라 대변인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 ICC 아시아·태평양 지역 고위급 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팔레스타인은 2014년 ICC의 관할권을 인정하는 로마 규정에 비준했다"며 "ICC 검사들은 2021년부터 팔레스타인 분쟁 수사를 개시해 현재도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ICC는 로마 규정을 비준한 당사국에서 발생한 범죄, 또는 당사국 국민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조사·기소 권한이 있다. 따라서 최근 팔레스타인 자치 구역인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의 무장정파) 분쟁 상황에도 관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압달라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과 관련해서도 "두 나라 모두 당사국은 아니지만 우크라이나 정부 요청으로 범죄 조사 관할권을 부여받았다"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서 저지른 아동 강제 이주 혐의로 지난 3월 체포 영장을 발부한 상태"라고 부연했다.

전범국에 무기를 지원하는 경우도 ICC의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냐는 질문에 압달라 대변인은 "ICC는 국가, 정당, 기업 등을 기소할 수 없고 개인에 대해서만 관할이 있다"면서도 "실제 범죄에 사용될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무기를 지원하는 개인은 기소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북한 내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로마 규정에 비준하지 않은 비당사국이라 관할권이 없고, 유엔 안보리에서 결의안을 통해 사건을 이관해야 권한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압달라 대변인은 "ICC의 궁극적인 목표는 로마 규정에 비준한 당사국 수를 늘려 궁극적으로 전 세계 모든 국가가 ICC 보편성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ICC 설립 근거 규정이 된 로마 규정 채택 25주년을 맞아 향후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피오트르 호프만스키 ICC 소장, 정창호 ICC 재판관, 간조리크 담딘 몽골 대법원장,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sa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