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멀미 없어요" 회생제동 모드에도 승차감 굿

박제완 기자(greenpea94@mk.co.kr) 2023. 11. 1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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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ID.4' 시승기
맞은편 차량과 거리 조사해
헤드라이트 빛 자동으로 조절
운전자 상태 위험하다 판단 땐
스스로 갓길에 서 비상등 작동

전기차 시대를 맞이하면서 운전자들이 느끼는 불편함 중 하나는 회생제동 시 오는 이질감이다.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는 대부분 모터를 활용한 회생제동으로 연비를 극적으로 높여 장시간 운전 시 발을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 양쪽으로 움직이면서 발생하는 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하지만 회생제동을 통한 감속은 운전자의 발이 직접 조정하는 것이 아닌 만큼 감속에서 오는 이질감이 다수의 운전자에게 멀미를 유발하곤 한다.

폭스바겐 ID.4의 스티어링 휠 우상단에 위치한 기어 레버를 돌려 회생제동 모드를 작동해보니 브레이크 페달 없이 '원 페달 드라이빙'만으로 운전하는 미래가 머지않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최근 2023년 ID.4 시승 행사를 진행했다. ID.4는 폭스바겐이 출시한 첫 번째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를 적용한 전기차 전용 모델이기도 하다. 지난해 9월 국내 출시 이후 2주 만에 초도물량을 완판하며 수입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ID.4에 적용된 기술력은 한 가지만 꼽아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맞은편에서 차가 오지 않을 때는 보다 먼 곳까지 빛을 조사하고 다른 차량을 마주할 때는 상대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선으로만 자동으로 헤드라이트 조사량을 조절하는 'IQ.라이트', 주행 중 운전자가 일정 시간 차량을 제어하지 않으면 운전자를 위험 상태로 판단해 몇 차례 경고를 보내고 이후에는 차량이 스스로 갓길에 정차해 비상등과 주차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이머전시 어시스트' 기능 등이다.

순수 주행성능에서 흔히 말하는 '독일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부분은 단연 회생제동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스포츠성 특화가 아닌 일상 주행용 전기차 시승 코스로는 생소한 증미산 와인딩 코스를 제시했다. 해당 구간은 급격한 코너와 고저 차가 커 고성능 스포츠카들이 레저용으로 자주 찾는 구간이다.

이 구간에서 회생제동 모드를 나타내는 'B(Brake)' 모드를 켜고 주행하면서 의문점이 풀렸다. 2t을 넘는 차체지만 내리막길에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자 속도가 급격히 줄어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급격한 제동에 이르지는 못하지만, 브레이크 페달을 살짝만 더 작동해도 와인딩 로드에서도 만족할 수준의 제동 성능을 제공했다.

시야 측면에서 운전자 편의성을 제공한 점도 인상적이다.

시트 포지션이 높아 전방 시야각이 위아래로 넓었고, 특히 스티어링 휠 뒤쪽에 위치한 디스플레이(ID콕핏) 크기가 작아 스티어링 휠에 디스플레이가 가리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으로 다가왔다. 키 180㎝ 기준 1열은 머리 위로 주먹 한 개 반 정도 공간이 남았고, 2열은 1열 좌석에서 무릎까지 다시 주먹 한 개 반 정도의 여유를 갖췄다. 특히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갖춘 만큼 2열에서는 좌우 좌석 사이가 평평해 공간적 여유도 느낄 수 있었다.

2023년형 ID.4는 최고 출력 204마력에 준하는 150㎾의 출력, 최대 토크 31.6㎏·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은 8.5초로 측정됐다. 국내 판매 가격은 'ID.4 프로 라이트'는 5690만원, 'ID.4 프로'는 5990만원으로 책정됐다. 국비 보조금은 580만원을 받을 수 있어 유럽산 수입 전기차 중 가장 많은 액수를 지원받는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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