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을 수사에 이용” vs “공소사실도 파악 안 해”… 이재명 재판서 변호인·검찰 논박

이종민 2023. 11. 1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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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사건' 재판에서 피고인 측과 검찰이 신문 방식과 제출 자료를 두고 사사건건 충돌했다.

이날 정씨 측 변호인은 이런 증인 신문 방식에 대해 "과거에도 김용 재판에서 공소사실이 아닌 내용을 남욱이 물어봐서 정민용이 답한 것을 수사의 단서로 삼았다"며 "최 전 수석과 A 변호사도 마찬가지로 수사의 개시요건으로 사용하려 하는 등 공판정을 수사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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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지금 공판장을 수사 장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정진상 측 변호인)
“피고인 간 신문을 마치 검사가 한 것처럼 호도했는데 명백한 허위 주장입니다.”(호승진 검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사건’ 재판에서 피고인 측과 검찰이 신문 방식과 제출 자료를 두고 사사건건 충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의혹 관련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2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김동현)는 14일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뇌물·배임 등 혐의에 대한 6번째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정씨 측 변호인은 이날 지난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법정 진술을 조서에서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소사실과 무관한 내용으로, 이 사건 재판으로 다른 사건을 수사하려는 것은 공판중심주의에 위배되고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침해한다”는 게 이유였다.

변호인이 문제 삼는 유씨 진술 중 하나는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 ‘법조팀‘에 대한 부분이다. 유씨는 지난 7일 법정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소송에 대응하기 위한 텔레그램 ‘법조방’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유씨는 당시 이 대화방에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사건을 담당했던 A 변호사 등이 자신과 함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정진상이 ‘검찰 출신 변호인이 필요하다’며 최재경(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연락해보라고 했다”며 “최 전 수석이 A 변호사를 소개해줬고, 경기지사 공관에서 이 대표와 저, A 변호사와 함께 저녁에 술을 마셨다”고도 진술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지난 13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정씨 측 변호인은 이런 증인 신문 방식에 대해 “과거에도 김용 재판에서 공소사실이 아닌 내용을 남욱이 물어봐서 정민용이 답한 것을 수사의 단서로 삼았다”며 “최 전 수석과 A 변호사도 마찬가지로 수사의 개시요건으로 사용하려 하는 등 공판정을 수사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씨 변호인은 지난 7일 재판에서도 검찰을 향해 “다른 사건에서 기소되지 않은 내용을 질문하는 방식으로 재판을 수사에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검찰은 “(해당) 재판에 들어오지도 않는 변호사가 무슨 근거로 하는 말이냐”며 명확한 설명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변호인은 그 근거로 재판과 관련한 신문기사를 이날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기사 제출을 두고 “보나 마나 일부만 발췌한 신문기사일 것이라 예상했다”며 “피고인 간 신문했던 과정을 마치 검사가 신문한 것처럼 호도했다. 이는 명백한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공소사실도 파악하지 않고 누가 신문하고 답변했는지 확인도 안 한 채 본 재판에서 이의제기하는 건 문제가 있다. 명백한 근거를 갖고 하라”고 지적했다.
사진=뉴시스
검사와 피고인 측 변호인이 격앙된 모습으로 다투자 재판부는 “상대방 측 감정을 자극하거나 모욕적이지 않게 해달라”고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정씨 측 변호인의 조서 삭제 요구에 대해서는 “아직 조서가 작성되지 않았는데, 정리됐을 때 정확히 지적해 주면 내부 검토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은 당초 지난 기일에 이어 유동규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유씨가 이날 아침 건강상 이유로 재판 출석이 어렵다고 통보하면서 유씨의 증인 신문은 다음 기일(17일)로 밀렸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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