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발 금융사고 잇따라 늑장 보고 땐 책임 물을 것"

증권사 내부통제 강화 위한 감사․준법감시인․CRO 간담회
"내부통제·리스크 관리 강화해야…내년에도 IB부문 검사"

<금융감독원 제공>

"자본시장의 불공정·불건전 영업행위에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금융투자 검사조직을 전면 개편했다. 증권사의 영업질서 확립을 위해 검사역량을 집중해 나갈 예정이다."

황선오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14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내부통제 강화 위한 감사·준법감시인·최고리스크책임자(CRO)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황 부원장보는 "증권사 내부통제 실효성 제고를 내년도 주요 업무계획으로 선정해 추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최근 증권사에서는 금융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한 증권사 직원은 다수 고객들에게 계좌 및 공인인증서를 제3자(주가조작 혐의자)에게 대여하도록 알선했다. 이후 해당계좌가 주가조작에 활용됐다. 사금융을 알선한 것으로 사고금액만 187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금감원이 적발한 금융사고 발생건수는 올해만 14건. 2019년부터 2022년까지의 사고 건수의 두 배에 달한다. 사고 액수는 668억원으로 같은 기간 피해액수의 4.7배다.

금감원은 최근 발생한 금융사고에 대해 증권사 은폐행위를 매우 중대한 사안으로 인식해 전수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금감원은 "금융사고를 인지할 경우 즉시 보고해 줄 것"을 업계에 당부했다. 특히 위법행위를 방조 또는 은폐하거나 내부통제 업무를 현저히 소홀하게 한 경우 감사, 준법감시인 및 CRO에게도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증권업계에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사금융 알선과 사문서 위조, 고객자금 사적 편취,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 횡령 등으로 유형이 다양해지고 있는 범죄행위를 예방할 수 있도록 내부통제 시스템 재검토하라는 것이다.

이밖에도 금감원은 투자은행(IB)부문에 대한 내부통제를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부동산PF, 기업금융 등 IB부문에 사익추구와 같은 불법행위가 집중되고 있어서다.

증권회사의 건전성,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손실흡수능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리스크관리 수준도 강화하라고도 언급했다.

금감원은 점검결과 드러난 내부통제 취약점에 대해 증권사이사회 및 감사위원회 등 최고경영진과도 적극 소통할 방침이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