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우 경기도 우수자원봉사자, “재능을 나눌 수 있어 행복합니다”
“봉사하는 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 아니겠어요. 건강만 허락된다면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봉사하고 싶습니다.”
30여년의 세월 동안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매일같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는 이충우씨(72)가 봉사를 꾸준히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집안이 갑자기 어려워지면서 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그에게 ‘봉사’는 살아가는 이유가 돼 줬다. 집 근처 복지관에서 어르신들에게 발마사지를 하며 말동무를 했던 것이 봉사의 시작이었다는 이씨는 주간보호센터와 장애인복지관을 오가며 치매 어르신들과 뇌병변 장애 아동을 위해 발마사지 봉사를 해온 지 어느덧 20년이 흘렀다.
어르신들의 몸을 쓰다듬으며 온기를 전하는 일에 보람을 느꼈던 그는 간병인 교육을 수료하고 호스피스 병동에서도 발마사지 봉사를 이어갔다.
죽음을 앞두고 마음의 문을 닫은 환자에게 발마사지는 마음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됐다. 이씨는 “앙상하게 뼈만 남은 다리를 매일 주물러 드렸던 무뚝뚝한 어르신이 어느 날 ‘고맙다’고 툭 던진 한마디가 기억에 남는다”며 “발마사지를 받는 날이면 잠이 잘 온다는 칭찬에 힘을 얻는다”고 환하게 웃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면 봉사에 제약이 생겼을 때도 그는 복지시설 급식 지원이나 홀몸노인 반찬 나눔 등 자리를 가리지 않고 봉사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갔다.
최근에는 ‘구리시 어르신 안부콜센터’에서 어르신들에게 정기적으로 전화를 해 안부를 묻고 복지정보를 제공하며 홀로 계신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목소리로 관심을 전해주고 있다.
이러한 일정을 모두 소화하려면 평일은 물론 주말도 모자란다는 이씨의 나이는 만 72세. 체력적으로 버겁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오히려 힘이 난다’고 답했다.
이렇게 차곡차곡 쌓아온 봉사시간만 1만6천458시간에 달하는 그는 올해 경기도자원봉사센터가 수여하는 ‘금자봉이’ 인증패를 받기도 했다. 금자봉이는 1만5천시간 이상 봉사를 한 우수자원봉사자에게 수여하는 인증제도다.
이씨는 “봉사활동을 하는 동안에는 나이를 잊게 되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체력이 허락하는 한 봉사를 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안부를 묻고 일상을 공유하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오민주 기자 democracy55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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